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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잇단 한반도 强震, 더 강한 지진 대비할 때
15일 오후 경북 포항 일원에서 발생한 지진은 사실상 역대 최강진이라 할 수 있다. 진도 규모는 5.4로 지난해 9월 있었던 5.8 규모의 경주 지진에 이은 두번째 강진다. 하지만 진앙의 깊이가 훨씬 낮아 수백 ㎞ 떨어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땅의 흔들림을 느꼈을 정도다. 피해 규모와 체감 위험도도 더 높아 보였다. 1500명의 이재민이 뜬 눈으로 밤을 새웠고, 5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건물도 1000 여채가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낙하물 등으로 인한 차량 피해도 적지않았다. 불과 1년 남짓 사이에 역대 1,2위를 다투는 지진이 잇달아 발생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 더 이상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언제든 더 센 지진이 닥칠 수 있는 만큼 특단의 대비와 대책이 요구된다.

이번 지진에 대한 정부 당국과 시민들의 조치와 행동은 비교적 신속하고 적절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우선 기상청은 지진 발생 19초만에 경보를 발령하고 4초 뒤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지난해 경주지진 때 허둥대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진앙지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의 경우 진동을 느끼기도 전에 문자가 먼저 도착했을 정도였다.

무엇보다 교육당국의 대입 수능 시험 연기는 잘 한 결정이다. 예비소집과 수험표까지 받은 상황이라 수험생의 혼란은 상당할 것이다. 전체 대입 전형 일정 차질이 불가피한데다 수능시험지 보관도 예삿일이 아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수험생의 안전이다. 수험생들의 동요를 가라앉히고 남은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노력과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안전 의식도 크게 돋보였다. 진앙지 인근은 물론 부산 등 인근 지역에서도 다중이용 시설에 있던 시민들이 유도 요원의 지시에 따라 안전지대로 질서있게 대피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1년 사이에 시민안전의식이 크게 개선된 건 큰 의미가 있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우리의 대비는 여전히 허술하기 짝이 없다. 공공시설물의 내진 설계 건축물 비율이 40%대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민간건축물은 7%정도라고 한다. 정부는 건축물을 새로 짓거나 고칠 때 내진 설계를 하면 재산세 등에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부족하다. 더 큰 유인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차제에 재난안전시스템 전반을 꼼꼼히 재점검하기 바란다. 대국민 지진 대비 요령 숙지와 지속적인 훈련 등 매뉴얼도 더 보강해야 한다. 지진은 최악의 자연재해다. 사람의 힘으로 지진을 막지는 못하지만 철저히 대비하면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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