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관치’ 말라던 금융권…‘자치’ 못하고 ‘눈치’ 인사
우리銀 “행장후보 외부에 개방“
생보협 “우리도 장관급은 되야“
은행聯 “올드보이는 막았지만”
대관역량ㆍ위상 등 셈법 복잡

[헤럴드경제=신소연ㆍ도현정ㆍ강승연 기자]수장 공석을 채워야 하는 금융권 곳곳의 행보가 안갯속이다. ‘관치 말라’며 아우성을 치던 금융권이 여전히 관가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내부인사 고집하더니…외연 넓힌 우리은행 = 차기 행장 인선 과정에서 예금보험공사의 참여를 배제한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공모나 외부인사 참여 등도 고려중이다. ‘내부’를 고집하던 입장을 슬그머니 바꾼 것이다.

지난 9일 긴급이사회에서는 “예보가 임추위에 참여하지 않지만 향후 대주주로서의 권리는 행사할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금주 열리는 첫 임추위 회의에서 완전공모를 진행할지, 위원회 추천이나 업계 평판 조회를 중심으로 후보군을 좁힐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노조는 펄쩍 뛰고 있다.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독립성을 빙자한 외부인사 영입은 무자격 인사의 인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융노조는 어떤 낙하산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손보 장관급인데…생보는 =생명보험협회는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을 안건으로 서면 부의했다. 15일 회추위 구성안을 이사회 의결에 부치고 24일 첫 회의를 갖는다. 손해보험협회에 장관급 인사가 수장으로 오면서 ‘격’ 때문에 고민이다.

손보협에는 금융감독위원장(장관급) 출신인 김용덕 회장으로 선출됐다. 생명보험 업계는 자산규모가 손보협의 4배. ‘격’을 생각한다면 더 ‘거물급 인사’가 수장으로 와야 한다.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과 진영욱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이 한때 후보로 거론됐지만 두 인사 모두 장관급 출신이 아닌데다 행정고시 기수도 16회로, 김 회장(15기)보다 아래다. 생보협 수장이 손보협회장보다 존재감이 떨어진다면 자존심이 상한다. 이 때문에 생보협은 ‘관치’에 대한 우려 보다는 장관급을 바라는 ‘눈치’다.

▶관료 올 줄 알았는데…여전히 ‘안갯속’ 은행연합회 = 관료 출신 수장이 유력했던 은행연합회(이하 은행연)는 다시 차기 회장 인선이 불투명해졌다.

15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이사회 간담회를 갖고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하영구 회장의 후임 회장 후보선정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선 하 회장을 비롯해 회원사 중 11개사의 대표가 각 1명의 후보를 추천키로 했다. 사임 의사를 밝힌 이광구 우리은행장이나 각 사 일정이 겹친 행장들이 불참할 수 있어 후보군은 10명 미만이 될 전망이다. 이후 은행연은 검증ㆍ심사 작업을 거친 뒤 오는 27일 정기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를 추대한다. 최종 선출은 오는 28일 총회에서 이뤄진다.

당초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가 유력한 후보였으나 ‘올드보이의 귀환’이 여론의 부정적인 관심을 받으며 사실상 무산됐다는 평이 우세하다.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 관 출신 인사와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등 민선 인사들이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회원사들은 관 출신 인사가 은행들의 고충을 당국에 전달하고 해결해준다면 더 바랄게 없겠지만, 당국의 입장을 회원사들에 ‘시달’하는 역할에 그친다면 고충이 두 배가 될 수 있어 고민이다. 반대로 민선인사는 자칫 다른 금융협회 보다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ate0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