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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또 하나의 적폐를 부르는 금융계 보이지않는 손
한국 금융계의 앞날이 잿빛이다. 이번 정권도 여지없다. 달라진 게 하나 없다. 오히려 과거보다 심하다. 눈치 보지도, 방법에 구애를 받지도 않는다. 투서 한장에 곧바로 검찰이 나서도록 만드는게 지금 금융계 인사를 뒤흔드는 보이지않는 손의 수준이다. 적폐를 청산한다면서 쌓아가는 형국이다.

인사는 정권교체에 따른 의례적 행사다. 일종의 논공행상은 불가피하다. 그래도 정도가 있다. 보은 인사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대목이 있어야 한다. 차마 못할 것은 피해야 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동걸 KDB산업은행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정도는 그럴만하다. 누가 뒤를 밀어줬건, 누구와 친분이 있건, 선대위에서 무슨 일을 했건 크게 문제될 일이 아니다. 능력만 따라 준다면 낙하산 운운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중요한 자리에 코드가 맞는 인사를 배치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금융 공기관 인사권은 정부에 있고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모피아 논란이 언제는 없었던가. 그런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민간금융사의 인사에 나타나는 보이지 않는 손의 그림자다.

신임 손보협회장에 참여정부 시절 정부 요직을 두루 거친 김용덕 전 금융감독원장이 선임된 건 구설을 피하기 어렵다. 그가 대선 캠프 정책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멤버라는 점보다도 힘들게 민간 CEO 출신으로 넘어간 협회를 다시 과거로 되돌렸다는 점 때문이다.

비리혐의로 떠밀려나간 전임자에 이어 BNK 금융그룹의 수장이 된 김지완 회장은 하나금융 부회장 출신이다. 채용비리 혐의에 대한 책임을 지고 느닷없이 물러난 이광구 우리은행장 후임으로 올 인물 역시 색깔을 찾아내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이 경우는 주가조작이나 채용비리와 같은 저항못할 빌미라도 있었다.

이젠 묘한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 KB국민은행 노조가 회장 연임 찬반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 사측의 조작 의혹이 있다며 고발하자 지난 3일 압수수색이 벌어졌다. 노조가 회장의 연임권한을 가진 것도 아닌데 찬반 설문조사는 뭐며 그 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 검찰이 곧장 수사에 나선 것이다. 하나금융 노조는 김정태 회장 3연임 공식반대 입장을 펼치고 있다. 최순실 씨와 친분이 있는 인사를 본부장으로 승진시키는 특혜를 줬다는 이유다. 하지만 더 특혜를 주라는 금감위 부위원장의 압력에도 굽히지 않고 버틴게 김 회장이다.

민간 금융사에 대한 인사개입을 적폐로 규정한 것이 문재인 정부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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