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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정치적 이해만 춤추고 원칙없는 바른정당 집단탈당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의원 9명이 6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전날 밤 늦게까지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전당대회를 가질지 여부를 놓고 담판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8일 탈당계를 제출하고 9일 한국당으로 되돌아 간다. 사실상 이들의 탈당과 한국당 복당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5일 의원총회는 이를 결행하기 위한 정리 수순에 불과했던 셈이다. 이로써 지난 1월 34명으로 출범한 바른정당은 불과 10달도 안돼 두 차례 집단 탈당으로 의석이 11석으로 줄어 교섭단체 지위마저 잃게 됐다.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의 집단탈당은 명분도 원칙도 없는 이합집산으로 정치불신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들의 창당과정을 되돌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과정에서 보수 재건을 기치로 내걸고 이에 뜻을 같이 하는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운 정당이다.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담아 새로운 보수 정치 세력으로 자리하겠다는 게 창당 취지다.

그렇다면 이들이 새누리당 후신인 한국당으로 돌아가려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명분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당은 간판을 바꿔 단 것 말고는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보수 세력을 완전 와해시키다시피 해놓고 최소한의 혁신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렇다할 인적 쇄신을 없었다. 그나마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다지만 이로 인한 당내 분란은 계속되고 있다. 겉으로는 내세우는 보수 세력 통합 역시 진정성이 없다. 국회의원 숫자만 불린다고 보수 세력이 통합되고 재건되는 건 아니다. 환골탈태하는 혁신이 전제돼야 비로소 보수가 건강해진다.결국 이들의 탈당은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는 철새들의 행태와 다를 게 없다. 지난 5월 대통령 선거를 코 앞에 두고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한국당으로 돌아간 것도 그렇다. 당시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바닥권을 맴돌고, 자신의 정치적 불투명성이 높아지자 미련없이 뛰쳐나간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나아가 차기 총선을 겨냥해 그나마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정략적 판단일 뿐이다.

올바른 정치인은 국민과의 약속은 생명보다 소중히 여긴다. 정치적 이해에 따라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하면 당장 이익은 있을지 몰라도 결국 그 칼날이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된다. 몸집이 커진 한국당과 위기의 바른정당 모두 보수 혁신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킬지 고민하기 바란다. 이대로라면 한국의 보수 정치세력이 궤멸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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