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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김현성 한서대학교 산학부총장] 기업성공의 필수전략, 디자인
크루즈컨트롤이 1995년 미쓰비시에 처음 적용된 이후 최근엔 소형차까지 장착되고 있다. 전방충돌방지 시스템과 차선이탈 경고까지 이젠 손쉽게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에어백, 후방카메라, ABS, 전자제어 서스펜션(ESC) 등 과거 고급차에만 적용되던 첨단 시스템이 최근 들어 보편화된 사양이 됐다. 비단 자동차뿐 아니라 스마트폰, 스마트가전 등에서도 기술의 상향 평준화 속도를 체험할 수 있다.

그렇다면 향후 소비자의 제품구매 기준은 어떻게 변할까? 신기술·브랜드·가격·마케팅 등 여러 요소들이 기준이 될 수 있지만 디자인의 역할이 점차 증대되고 있음을 부정할 순 없다. 여기서 디자인의 역할이란 단순히 스타일링을 보는 시각영역의 확대가 아닌 사용자에게 주는 새로운 경험과 감성적 접근을 아우르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구매를 자극하는 애플의 감성디자인, 디자인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는 다이슨의 혁신디자인, 좋은 품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데모크래틱 디자인을 지향하는 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들의 디자인전략은 더 치밀하고 세분화되고 있다. 특히, 다이슨을 보면 자칫 기능에 충실한 기술 중심의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기존 제품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디자인적 사고방식이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원동력이 됐다. 날개가 더러워져 매번 청소를 해야 하고, 돌아가는 선풍기 날개에 아이들이 다치는 문제를 발견하고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날개를 없애는 가설을 세우고 기능을 개발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이렇게 문제의 원인을 찾고 그것을 제거함으로써 이뤄지는 혁신은 디자인적 사고가 그 바탕이다. 처음엔 기능에 집중했지만 문제해결 과정에서 독창적인 디자인을 창출했다. 이를 통한 디자인영역은 단순히 심미성이 아닌 문제해결 과정의 스토리와 기능을 접목한 혁신적인 디자인철학을 구축하게 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보스포럼은 4차 혁명을 인간과 기계의 잠재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사이버-물리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데이터가 쌓여 빅데이터가 만들어지면서 인공지능(AI)은 그 데이터를 분석한다. 3D프린팅·자율주행자동차·스마트팩토리·홈네트워크 등이 이러한 방식으로 운용된다.

그렇다면 디자인영역도 더 복잡해지는 걸까? 인간의 고유영역인 창의력까지도 인공지능으로 가능하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존의 데이터 분석을 통한 학습의 결과다. 결과적으로, 4차 혁명시대 디자인영역은 더 적극적으로 인간중심의 관점에서 인간과 기계의 연결고리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디자인혁명이라는 관점에서 사람중심의 디자인혁명, 디자인영역의 확장을 위해 각계각층의 유기적인 연결과 협업이 절실하다. 우선, 정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업을 지원해 사람이 감동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생산되도록 체계적인 디자인정책 로드맵 구축에 나서야 한다. 기업은 디자인적 사고를 통한 사람중심의 문제해결로 공급자입장이 아닌 소비자입장에서 새로운 경험창출 과정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학은 산학협력을 통한 현장중심의 융합형 인재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도 “4차 산업혁명 핵심은 휴머니즘”이라며 “수평적인 시각에서 시스템 전체를 볼 수 있는 시스템 리더십과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핵심은 사람이다. 새로운 관점에서 사람을 바라보고,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는 디자인의 역할과 그 무한한 가능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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