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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은 왜 자꾸 오르나…부동산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서울에서 중간가격대의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한 달에 380만 원씩 버는 부부가 한 푼도 안 쓰고 9년을 모아야 가능하다. 소득은 오르지 않는데 집값은 자꾸 뛴다. 이는 영국이나 미국 등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경우 1990년대 중반부터 2007년까지 10년 사이에 집값은 3배나 뛰었고, 90년대 5년치 소득을 모으면 집 한채를 샀다면, 10년을 모아야 가능해졌다. 미국은 최근 높은 주택가격 때문에 미니 주택까지 나왔다. 


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걸까.

조시 라이언-콜린스 등 영국의 신경제재단 소속 경제학자 3명이 땅과 집값의 불편한 진실을 심층적으로 파헤쳤다. 저자들은 ‘땅과 집값의 경제학’(사이)에서 우리 삶의 모든 불평등의 출발점은 개인의 소득이 아니라 부동산의 소유 여부, 그로 인한 주택자산의 차이라고 강조한다. 전 세계적으로 주택자산은 금융자산, 국민소득보다 더 빨리 증가하고 있으며, 주택이 가장 큰 자본이득을 일으키는 ‘주거자본주의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1960년대까지만해도 주택소유의 확산은 사회순기능으로 작용했다. 경제권력의 민주화, 경제발전, 생산성 향상, 부의 평등에 유익한 결과를 낳았다. 1970년대 들어 땅과 주택이 대출을 위한 담보물로 이용되면서 상황은 바뀐다. 은행들은 부동산 담보대출 기관으로 탈바꿈해 주택담보대출을 늘려나갔고 집값은 폭등하기 시작했다. 주택소유자들은 엄청난 자본이득을 올린 반면 무주택자들은 높아진 담장때문에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은 위축된다.

저자들은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땅의 가치상승과 금융제도를 꼽는다. 땅과 주택의 금융화는 위험부담을 국가가 개인에게 떠넘기는격이다. 부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저자들의 해법은 토지가치세 도입이다. 상위1%가 전체 토지의 55.2%를 소유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최근 토지보유세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과 맥락이 같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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