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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스코가 밝힌 한국 새 기록유산의 세계적 가치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유네스코는 31일 조선통신사 기록물, 국채보상운동기록물,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을 새로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은 1907년부터 1910년까지 일어난 국채보상운동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물로 총 2470건의 수기기록물, 일본 정부 기록물, 당시 실황을 전한 언론기록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기록물은 19세기 말 제국주의 열강이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에 엄청난 규모의 빚을 지워 지배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가장 앞선 시기에 자국을 구하기 위하여 전 국민의 약 25%가 외채를 갚아 국민으로서 책임을 다하려 한 국민적 기부운동이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진=1711년 조선통신사 무관 대표로 간 이방언이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 도모노우라의 조선통신사 숙소 ‘후쿠젠지 다이초로’ 누각에서 던진 “日東第一形勝(일본 동쪽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승)”이라는 말은 현판으로 걸려, 히로시마현 사람들이 세계인에게 자신들의 관광자원의 우수성을 알릴 때 흔히 인용되고 있다.]

국채보상, ‘금모으기’로도 연결= 한국의 국채보상운동은 영국 언론인이 한국에서 발행하는 영어신문에 의해도 서방세계로 알려지게 되었으며, 해외 유학생 및 해외 이주민이 외국에서 발행하는 신문을 통해서도 해외로 알려졌다.

심지어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서 한국의 국채보상운동을 알림으로써 전세계에 알려지게 되어, 외채로 시달리는 다른 피식민지국에 큰 자극이 됐다.

유네스코는 한국의 이 운동 이후 중국, 멕시코, 베트남 등 제국주의 침략을 받은 여러 국가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국채보상운동이 연이어 일어난 점 등도 높이 평가했다.

이 운동은 1998년 IMF 구제금융기 범 국민적 ‘금 모으기’ 운동으로 다시 살아나기도 했다.

어보와 어책, 시대변천상 반영=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은 조선왕실에서 책봉하거나 존호를 수여할 때 제작한 금·은·옥에 새긴 의례용 도장과 오색 비단에 책임을 다할 것을 훈계하고 깨우쳐주는 글을 쓴 교명, 옥이나 대나무에 책봉 또는 명칭을 수여하는 글을 새긴 옥책과 죽책, 금동판에 책봉하는 내용을 새긴 금책 등이다.

조선조 건축 초부터 근대까지 57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제작, 봉헌된 점, 의례용으로 제작되었지만 내용, 작자, 문장의 형식, 글씨체, 재료와 장식물 등에서 당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의 시대적 변천상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그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았다.

히로시마 등이 추앙하는 조선통신사= 한국과 일본이 공동 신청한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조선이 임진왜란이 끝난 뒤인 1607년부터 1811년까지 200여 년간 바쿠후(幕府, 무사정권)의 부탁으로 일본에 12차례 파견한 외교사절에 관한 기록을 지칭한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4세기 왕인박사가 문물을 전수한 이후, 꾸준히 한국의 문명과 지혜를 필요로 했다.

외교 기록, 여정 기록, 문화교류 기록 등으로 나뉘며 기록물 수는 111건, 333점이다. 1783년 변박이 초량왜관을 그린 ‘왜관도’와 신유한이 1719년 통신사로 다녀온 뒤 쓴 ‘해유록’(海游錄) 등이 포함됐다.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전쟁을 치른 양국이 사절단을 통해 문화교류를 이어갔고 평화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일본 곳곳에서는 오는 11월19일 까지 45일간 조선통신사 특별행사를 갖는다. 히로시마현청은 조선통신사 유적 및 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전승회의’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히로시마현 사서는 “조선통신사 일행을 모시느라 섬이 가라앉을 정도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기록유산 강국으로= 이번에 등재된 3건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로 한국은 ▷훈민정음(1997) ▷조선왕조실록(1997년) ▷직지심체요절(2001년) ▷승정원일기(2001년) ▷조선왕조의궤(2007년) ▷해인사 대장경판과 제경판(2007년) ▷동의보감(2009년) ▷일성록(2011년) ▷5.18 관련 기록물(2011년) ▷난중일기(2013년) ▷새마을운동기록물(2013년) ▷한국의 유교책판(2015년)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2015년) 등 기존의 세계기록유산 13건과 함께 총 16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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