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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패키지’ 이거 실화냐?…실제 ‘진상’ 총집합
함께 여행 떠난듯 정밀묘사
국민 시청자에게 감정 이입



[헤럴드경제=함영훈 여행선임기자] “헐~ 이거, 완전 실화야.”

13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더패키지’(극본 천성일, 책임프로듀서 함영훈, 연출 전창근, 김진원)는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으로 해외여행을 해 본 국민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상황들이 비쳐져 몰입감을 더했다.

멜로드라마, 소프트 블록버스터, 기행드라마 등 장르의 중첩적 매력에다 체감도 높은 ‘진상’ 여행객, 군상들의 애환 묘사는 시청자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여권 잊고 해외여행 나선 사람, 반말하는 여행객, 갑질 고객, 약속시간 위반, 상습 투덜이, 여행사의 과도한 포장과 희망고문 등 패키지 해외여행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묘사됐다.

▶패키지 ‘이너 써클’ 곗꾼들의 진상= 아줌마 단체여행객 리더로 나온 이영자는 곗꾼의 리더이지만 자신의 것은 물론 팀원들의 모든 여권을 자기 집 냉장고에 둔 채 공항에 나온다. 그런줄도 모르고 단체 기념 촬영하고, 사진이 맘에 들게 찍히지 않았다며 여행사 직원에게 다시 찍어달라고 요구하면서 다른 일행의 푸념을 샀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오갑수 역할을 맡은 ‘아재’ 혹은 ‘꼰대’ 정규수는 일행이든 여행사 가이드든 대놓고 반말을 했고, 온순하지만 언젠가는 크게 폭발할 것으로 예고된 이지현(한복자 역)은 남편 오갑수의 꼴불견을 사과하느라 정신이 없다. 신경질적인 가족 한 명을 달래고, 일행에게 사과하면서, 패키지팀 전체 분위기를 손상시키지 않으려는 ‘천사’는 꼭 있다.

▶모범 아티스트 정용화의 일탈= 현실에서는 기부천사이고 최고의 록밴드 리더인 정용화(산마루 역)는 ‘더 패키지’에서 불필요한 대답과 행동, 여행지 출입국관리사무소측의 질문을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했으면서도 ’예스‘와 ’노‘를 마구 쓰는 어정쩡한 답변을 하다 현지 당국에 억류되는 낭패를 당한다. 정용화를 기다리느라 패키지 여행 프로그램은 예정 보다 두 시간 가량 지나서야 시작된다.

최우식(김경재 역)의 연인인 하시은(한소란 역)은 “이 자리에서 이탈하지 말아달라”는 가이드 이연희(윤소소 역)의 당부를 무시한 채 화장실에 갔다가 부랴부랴 돌아왔고, 초면인 정규수의 핀잔에 빈정 상해하면서 대꾸한다.

류승수(정연성 역)-박유나(나현 역) ’불륜커플‘의 꼴불견도 일행들을 불편하게 했을 것으로 보인다. 큰 조카 같은 불륜애인의 투정에 ‘공주’ 대하 듯 온갖 것을 수발하는 모습 등이다.


▶여행사가 꼽은 7대 패키지 꼴불견= 여행사, 항공사 직원들은 ▷현지인이나 여행사 직원에게 반말하는 여행객 ▷‘왕’ 대접을 당연시하는 ‘갑’스런 태도 ▷단체생활임에도 가족한테 보이던 ‘투덜이’ 기질을 늘상 발휘해 전체 분위기를 해치는 진상 손님 ▷약속시간을 늘 어기는 상습 지각자 ▷외국에서도 한국식 라이프스타일을 고집하며 이것 저것 주문하다 없으면 신경질 내는 사람들 ▷무단 대열 이탈자 ▷여권 등 늘 뭔가 빠트린 채 단체버스 떠난 뒤에 호텔로 차돌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 등을 진상 손님으로 꼽는다.

여행사들이 평범한 여행패키지 상품인데도 마구 갖다 붙이는 ‘프리미엄’ 과대포장도 도마에 올랐다. 아울러 “곧 온다”, “금방 된다”, “다 할 수 있다”며 끊임없이 손님들을 희망고문하는 여행사 가이드의 편법적 손님 달래기 관행도 비쳐졌다.

한편으론 손님입장에서 늘 미소띠던 여행사 가이드의 인간적 애환도 그려져, 늘 손님 입장이던 국민들에게 “여행사 가이드 참 힘든 직업인데 너무 시켜 먹었던 것 같다”는 반성을 해 볼 기회도 제공했다.

▶성공예감의 고리, 패키지 경험자의 감정 이입= ‘더 패키지’는 단체생활 신사협정 위반자들때문에 생기는 짜증의 감정을 시청자에게 고스한히 이입시킬 정도로 실감이 났고, 여차 하면 일부 시청자들이 ‘아, 답답해’라면서 채널을 돌릴 수도 있었겠지만, 더 강력한 것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묶었다.

‘더 패키지’를 본 시청자들은 ‘내 앞자리 손님 같은 저들은 대체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 나아가 시청자도 패키지의 일원이 되어 ‘또 내일은 우리 일행들과 얼마나 더 큰 우정을 쌓을까, 무슨 감동과 아쉬움을 맛볼까, 군상들의 희로애락은 어떻게 펼쳐질까’하는 기대감 같은 것을 선사했던 것이다.

일정이 늦어질때 마다 눈치를 보고 또 보고 했던 정용화, 헤어진 여자친구 때문에 눈물 짓다 몇 분만에 셀카질 하며 웃는 ‘혼행족’ 정용화, 성인용품 판매대에 은밀히 찾아간 이연희와 정용화의 조우 등도 여행과 관련해 어렵지 않게 볼수 있는 풍경들로 감초같은 장면이 됐다.

물론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굳세게 붙잡겠지만, 여행과정을 둘러싼 소소한 정밀묘사, 촬영지의 아름다움 역시 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매력으로 평가된다. 14일 밤 11시에 2회 방송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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