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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내리막 길로 들어선 문정부 정책 기대감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7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는 새 정부 정책에 대한 대국민 인식 변화를 시사한다.

6개월 연속(2~7월) 상승하던 소비자심리지수가 두달 연속(8~9월) 하락한 것은 북한 리스크와 심각해지는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하루가 멀다하고 전쟁도 불사할 듯한 말폭탄을 쏟아내는 상황에서는 당연한 결과다.

그나마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월보다 2.2p 떨어졌다해도 107.7로 장기평균인 100을 넘기고 있다. 소비자심리 상승세가 확연히 꺾였지만 아직은 낙관적으로 본다는 얘기다. 그러나 향후경기전망CSI는 8p 내려가 96이다. 100아래로 떨어졌다. 미래는 불안하게 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정작 중요한 것은 분야별 지수들이 나타내는 의미다. 새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60%대로 내려앉은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우선 취업기회전망CSI는 101로 한 달 전보다 8p나 내려앉았다. 지난 6월 121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가 7월 110, 8월 109에 이어 석 달째 내리막이다. 이젠 평균치인 100에 턱걸이다. 새 정부의 의욕적인 일자리 정책에 기대를 잔뜩 걸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실망감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할만큼 적극적인 고용정책을 취했지만 8월 청년실업률은 9.4%로 1999년 이후 최고치였고, 체감실업률은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4개월이 지나도록 별로 나아진 게 없다. 공무원 및 공공 일자리 창출과 대기업의 채용 규모 확대 등은 고용에 별무효과였던 셈이다. 오히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겁먹은 기업들이 눈치만 보거나 뽑는 척만 할 뿐 실제 고용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마찬가지다. 1년 후 집값을 물어보는 주택가격전망CSI는 103으로 한 달 사이 4p 올랐다. 8·2 부동산 대책과 그 후속대책까지 발표됐지만 집값 하락 예측은 반짝 했다가 다시 올라갈 것으로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지금 억누르니 잠시 주춤하고 있을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책의 일관성은 중요하다. 하지만 예측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현실적 여건과 실현 가능성을 토대로 목표와 방향을 조정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게 제대로 된 국정운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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