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급성심정지 환자에 바로 심폐소생술하면 생존율 2배ㆍ뇌기능 회복률 3배
-질본ㆍ소방청, 급성 심장정지 환자 조사 결과 발표
-최근 10년간 환자 생존율 3배ㆍ뇌기능 회복률 7배↑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 증가세…지역차는 여전
-지난해 급성 심장정지 환자 3만건 발생…7.6% 생존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급성 심근경색으로 길에서 쓰러진 50대 남성이 주변 시민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 서울 중랑구 묵동에서 길을 가던 김모(55) 씨는 심장정지로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 당시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은 바로 119에 신고했다. 이어 119상황실과 영상통화로 원격 지도를 받아 가며 김 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119구급대에 의해 근처 병원으로 옮겨진 김 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뒤 사흘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김 씨의 사례처럼 급성 심장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근처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최근 5년 평균 생존율이 2배 이상, 뇌 기능 회복률은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능한 한 빠른 시간에 급성 심장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일깨우는 방증인 셈이다. 지난해 급성 심장정지로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약 3만명이나 됐다. 이 중 뇌기능을 회복해 일상생활로 복귀한 4.2%에 불과했다.

최근 10년간(2006~2016년) 급성 심장정지 발생률ㆍ생존율ㆍ뇌기능 회복률ㆍ심폐소생술 시행률 추이. [자료=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본부와 소방청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개최하는 ‘제6차 급성심장정지조사 심포지엄’에 앞서 이날 오전 공개한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이 나타났다. 두 기관은 이날 행사에서 2006~2016년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한 모든 급성 심장정지 사례의 의무 기록을 조사, 분석한 결과를 공동 발표한다. 또 다음달 31일 해당 내용을 담은 ‘2006-2016 급성심장정지조사’ 통계집을 펴낸다.

급성 심장정지는 심장 활동이 심각하게 저하되거나 멈춘 상태로, 대부분 환자에게 즉각적인 의식 소실 등을 유발된다. 질병관리본부는 2008년 소방청(당시 소방방재청)과 MOU를 맺고, 같은 해부터 급성 심장정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급성 심장정지 환자 건수는 약 3만명으로 10년 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심장정지 발생 건수는 2006년 1만9480건에서 2015년 3만771건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2만9832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인구 10만명당 심장정지 발생률 역시 2006년 39.8명에서 2015년 60.4명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58.4명으로 줄었다.

2006~2016년 발생한 급성 심장정지 환자 중 남자의 비율은 64~65%로, 여자보다 2배가량 많았다. 연령별로는 최근 3년간(2014~2016년) 70세 이상이 전체 환자의 약 절반이나 됐다.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가장 낮은 지역보다 지난 10년 내내 2배 이상 높았다.

급성 심장정지가 발생하는 주원인은 질병으로, 전체 발생 건수 중 70% 이상을 차지했다. 원인 질환으로 심근경색, 심부전, 부정맥 등 심장 기능 부전에 의한 병이 90%를 넘었다. 급성 심장정지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가정으로, 50~60%였다. 이어 ▷도로(고속도로 포함) 8~10% ▷요양기관 5~7%▷구급차 안 4~6% 순이었다.

급성 심장정지 환자의 지난해 생존율은 7.6%로 10년 전보다 3배, 전년 대비 1.2배 증가했다. 뇌기능 회복률은 4.2%로 10년 전의 7배, 전년의 1.2배였다. 급성 심장정지 환자가 퇴원 당시 혼자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뇌기능이 회복한 단계를 뇌기능 회복률 기준으로 삼았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환자가 쓰러지는 것을 목격하거나 쓰러진 환자를 발견한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 최근 5년 평균 생존율이 2배 이상, 뇌기능 회복률은 3배 이상 증가했다.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8년 전보다 약 9배 증가했고,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지역 간 시행률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급성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과 뇌기능 회복률의 지역 간 격차도 역시 커지고 있다. 최대ㆍ최소 지역 간 차이는 2010년 이후 줄곧 7%포인트 이상이다. 뇌기능 회복률의 최대ㆍ최소 지역 간 차이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생존율의 지역 간 차이는 약 2배(4.2→7.6%포인트), 뇌기능 회복률은 약 5배(1.6→7.3%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급성 심장정지 생존율과 뇌기능 회복률 모두 병원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도시 지역인 특별ㆍ광역시가 높았다. 지역별 생존율은 ▷세종(11.9%) ▷서울(11.4%) ▷울산(10.9%) 등의 순으로 높았고 ▷경북(4.3%) ▷전남(4.7%) ▷전북(5.1%) 등의 순으로 낮았다. 뇌기능 회복률은 역시 세종(9.3%)이 가장 높았고, 울산(6.2%), 서울(6.0%)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가장 낮은 곳은 전남(2.0%)이었고 ▷강원(2.5%) ▷경북(2.7%) 등도 하위권이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과 조종묵 소방청장은 “환자를 발견했을 때 신속히 119에 신고해야 한다“며 ”일반인 심폐소생술을 늘리기 위해 지역 주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심폐소생술에 대한 대국민 홍보ㆍ전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