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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란식 금융제재’ 카드 들었다…역대 최고수위의 北돈줄 옥죄기
-트럼프, 이란식 대북제재안 직접 공개…사실상 ‘세컨더리보이콧’
-美 금융망 이용해 北돈줄 옥죄기…中 은행단속 나설듯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금융망을 차단하는 이란식 단독제재에 나섰다. 올 들어 다섯 번째로 단행된 미국정부 차원의 단독제재이면서 역대 가장 강력한 높은 수위의 제재안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직접 밝힌 제재안은 그동안 북한의 경화(달러화) 유입 경로로 지목돼 왔으나 제재망을 비켜간 중국 대형은행들을 향해 만약 북한과 거래한다면 미국의 국제 금융망에서 배제하겠다는 최후통첩성 경고로 해석된다. 중국 대형은행 제재는 북한으로 향하는 자금줄을 옥죌 수 있는 최고의 압박카드로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일 정상과의 업무오찬 정상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란식 제재 성격을 띤 대북제재안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간 단독제재안은 주무장관이 발표해왔지만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재무부가 새롭게 만든 이번 제재안은 미국의 기축통화국 지위에 걸맞게 제재대상 국가와의 ‘합법적 거래’까지도 모두 제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상 세컨더리보이콧(제 3자 제재)을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제재안의 핵심은 북한과의 무역 관련 거래를 하는 외국 금융기관을 미국의 금융망에서 제외시켜버리는 것이다. 지난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대한 제재로 북한 비밀자금 2500만 달러가 동결되고 다른 제3국 은행들까지 북한과 거래를 파기하면서 북한의 해외송금 무역결제가 마비됐던 사례를 염두에 둔 초강경 조치다.

앞서 미국은 이란제재 당시 ‘이란의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나 기업에 대한 금융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통해 대대적인 압박에 성공했다.

미 재무부의 발표는 사실상 북한의 대외무역ㆍ금융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은행을 겨냥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떠한 나라의 어떠한 은행도 김정은의 파괴적 행동이 가능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외국 금융기관은 미국과 거래할지, 북한과 거래할지를 선택할 수 있겠지만 둘 다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일선 은행에 북한과의 신규 거래를 중단하도록 했다는 언론 보도를 소개하면서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3일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이후 대북 경제 제재의 주무 부처인 재무부가 유사시 중국에 대한 제재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특히 므누신 장관은 지난 12일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례적으로 중국을 직접 거명하면서 중국이 유엔 제재를 따르지 않으면, 중국을 ‘달러화 시스템’에서 배제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위력은 대단하다”며 “특히 미국에 상장을 앞두거나 상장을 한 중국기업들의 입장에서 미국의 금융망에서 차단된다는 것을 파산을 의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제교역과 금융거래에서 중국의 달러화 거래를 차단하는 것은 중국의 경제 근간을 흔드는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북한과 거래할 경우의 미국 시장 진입 봉쇄는 금융뿐 아니라 건설, 에너지, 어업, 정보기술, 제조업, 의료, 광업, 섬유, 운송 등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AFP통신은 내다봤다.

다만 므누신 재무장관은 회견에서 현재 미 정부가 표적으로 삼는 구체적인 은행이나 기업의 명칭을 거론하진 않았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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