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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프업 강소기업 21]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 “사람들이 즐겁게 정보보안 하는 시대 열겠다”
- “쉽고 즐거운 보안 꿈꿔”
- FIDO 기반 유심간편인증도 시작할 것
- 동남아 진출…미국 현지 마케팅 진행

[대담 윤재섭 산업투자2섹션 에디터] 20여년 전, PC통신 게임 동호회 게시판 시삽(운영자)을 하던 한 청년은 게임 자체보다 보안 기술에 골몰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졌다. 프로그램의 취약점을 찾아 수정하는 일이나 해킹에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보안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그는 당시 벤처 신화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날리던 정문술 미래산업 고문을 찾아간다. 이를 계기로 그는 미래산업의 사내벤처 보안 회사를 떠맡게 되고, 보안 사업에 첫 발을 딛게 된다.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사진>의 창업 스토리다.

“사람들이 즐겁게 정보보안을 할 수 있는 시대를 열겠습니다. 그것이 창업이념이고, 라온시큐어의 가치입니다”

이 대표의 꿈은 ‘즐거운 보안 시대’를 만드는 것이다. 회사명을 ’즐거운‘을 뜻하는 순우리말 ‘라온’과 ‘보안’을 뜻하는 시큐어(SECURE)의 합성어, ‘라온시큐어’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즐거운 보안이 되기 위해선 보안을 위해 무언가를 들고 다니거나 외우는 불편을 없애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가 홍채, 지문 인식 등 생체인증 기술 개발에 천착했던 것도 바로 이유에서다. 라온시큐어는 현재 국제생체인증표준(FIDO) 기술사업에 있어 가장 앞선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표에게서 라온시큐어의 오늘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는 FIDO 시장 확대를 통한 해외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라온시큐어의 경쟁력은 뭔가.

▶ 기업을 고객으로 한 FIDO 기반 솔루션 제공 시장에서 국내 1위(점유율 80%)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주로 금융 기관이 사용할 수 있는 고객인증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라온시큐어의 ‘터치앤원패스’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 이 분야에 진출한 주요 업체가 3곳 정도인데, 40여건에 달하는 라온시큐어의 시스템 구축 횟수를 아직 따라오지는 못하고 있다.

- 유심(USIM)간편인증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FIDO 기술을 접목하려고 한다는데.

▶그렇다. 지난해 8월부터 농협을 시작으로 개인들에게 유심간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두 단계 인증 절차를 한 단계로 간소화한 것이다. 기존에는 은행 이체를 할 때 비밀번호를 누르거나 공인인증을 해 1단계 본인 인증을 한 뒤, 단문메시지서비스(SMS)나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2단계 인증을 했다. 그런데 유심간편인증 서비스를 하면 절차가 생략된다. 스마트폰 유심에 기반한 고유 정보가 통신사를 통해 확인되기 때문이다. 라온시큐어는 여기에 FIDO 기술까지 적용하려고 한다. 2단계 인증을 생략시킨 뒤, 1단계 인증마저 홍체와 지문 인증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 FIDO를 접목한 유심간편인증에 보안상 문제는 없나.

▶ FIDO 기반 인증은 현재까지 나온 인증 중 가장 안전하다. 기존처럼 개인정보를 기업 서버에 저장하면, 해킹 한 번에 1000만명의 정보가 대량 유출될 수도 있다. 그러나 FIDO를 접목한 유심간편인증은 내 홍체와 지문 정보가 스마트폰 칩에만 저장된다. 내 정보가 스마트폰에만 있기 때문에 피해를 당한다고 해도 1명의 정보만 유출된다. 내 집에 불이 나도 옆집으로 옮겨붙지 않는 셈이다. 올해 초 해외 기업들이 관심을 보여 세미나를 열어 설명한 기술이다.

- 지난 7월 국제생체인증협회(FIDO Alliance) 이사회 멤버가 됐다. 어떤 영향이 있을까.

▶ 국제생체인증협회에는 구글, 아마존, 삼성전자 등 유수의 기업을 포함한 300곳 가량이 소속된 조직이다. 생체인증과 관련된 세계적인 표준안을 만들려보자는 구상에서 설립됐다. 글로벌 암호인증 기술 표준인 피케이아이(PKI)라는 암호인증 기술과 모바일 기술을 둘 다 가진 업체가 흔하지 않다는 점이 부각돼 라온시큐어가 이사회의 일원이 됐다. 대한민국의 보안기술을 글로벌 표준이 되게 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FIDO 덕에 해외진출도 활발해질 것 같다.

▶ 그렇다.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인티니티움과 동남아를 대상으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티니티움은 동남아 6개국을 대상으로 한 보안인증서비스 기업으로 70%의 점유율(1억8000만명 규모)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비자ㆍ마스터카드를 통해 쇼핑할 때 보안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생체인증 관련 기술을 이제 라온시큐어가 맡게 된 것이다. 내년 3월부터 가입 의사를 밝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시작된다. 지난 5월엔 미국 실리콘밸리 산호세에 미국법인을 설립, 개발자 채용하고 마케팅 현지화를 진행 중이다. 또 일본,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현지 파트너를 찾아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인수합병(M&A) 계획은.

▶ M&A는 늘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정보보안 소프웨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수에 관심이 크다.

- 중장기 비전은 무엇인가.

▶솔루션 공급자로 시작했지만, 궁극적으로 정보보안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길 원한다. 금융기관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향후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되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본다. 3년 뒤면 유의미한 성장이 기대되며, 5년 후면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주가가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주주들에게 한 마디 하면.

▶ 시장에서 저평가 받고 있는 이유는 서비스가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으나, 아직 회계상으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증권가에서 말하는 목표주가 3700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다지고 나면, 자사주 취득이나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정책도 시행하겠다.
정리=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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