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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율주행 자동차, 언제쯤 도로 위에서 볼 수 있을까?
- 자율주행 현주소?… 제한된 조건에서 車 스스로 주행
- 르노車 콘셉트카 ‘심비오즈’ 통해 레벨4 단계 선보여
- 2020년 자율주행 상용화 될 것…제도ㆍ윤리 등 문제 해결돼야
- “자율주행, 사용자 라이프 스타일 바꿀 것”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퇴근 시간 꽉 막힌 도로 위, 눈꺼풀은 천근만근이고 아직도 갈 길이 멀 때. 새벽까지 회식을 하고 집에 가려는데 대리운전 콜이 잡히지 않을 때.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가줬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요즘 신차들은 차선 이탈 방지는 물론 알아서 앞 차와의 간격까지 조절해 줄 정도로 똑똑해졌지만, 운전자들은 여전히 핸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언제 쯤이면 핸들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운전자의 개입 없이 알아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주어진 목적지까지 주행하는, 이른바 ‘자율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를 일반 도로에서 볼 날도 머지 않았다.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2020~2023년께 자율주행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7 프랑크푸르트모터쇼(IAA)에서 르노가 선보인 자율주행전기차 콘셉트 ‘심비오즈’.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2017년 자율주행 현주소…‘제한된 조건에서 車 스스로 주행’=2017 프랑크푸르트(IAA)에서 아우디는 세계 최초의 레벨 3 자율주행차량인 A8을 선보였다. 자율주행기술은 통상 5단계로 나뉜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운전에서 점점 더 자유롭다.

현재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 중심의 자율주행(레벨 2) 단계다. 운전자가 차량의 자율주행을 감시하며 잘못된 선택을 내릴 시 즉각 개입해야 하는 수준이다.

이번에 아우디가 선보인 ‘레벨 3’은 운전자 중심의 자율주행에서 제한된 조건 아래 자동차 중심의 자율주행 단계로 진일보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우디에 따르면 A8은 시속 60㎞ 이하, ‘교통 체증’이라는 제한된 조건에서 운전자가 인공지능(AI) 버튼을 누르면 차량 제어권이 차량으로 넘어가게 된다. 지난 2013년 메르세데스-벤츠가 양산을 앞둔 ‘S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모델을 통해 약 100㎞의 자율주행을 선보인지 불과 4년여 만에 비록 제한된 조건이지만 자동차에게 운전의 주도권을 넘길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르노는 IAA에서 ‘레벨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콘셉트카 ‘심비오즈(Symbioz)’를 공개했다. 토팡 로랑 르노 자율주행기술 총괄 임원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2020년까지 테스트용 차량 10대를 만들어 실제 도로에서 시험주행을 거친 뒤 2023년 실물을 공개하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2023년 자율주행 시대?…기술 아닌 정책과 윤리가 ‘관건’=다만 2020년에 이르러서도 도심에서의 자율주행은 불완전할 공산이 높다. 롤프 불란더 보쉬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부문 회장에 따르면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요소는 ‘센서와 비디오, 그리고 지도’다.

특히 일반적인 지도로는 확인할 수 없는 사물을 감지하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란더 회장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현재 기술로는 사람이나 자전거가 나타났을 때 차량이 멈추는 정도”라며 “다양한 상황에서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감지하고 대응하는가가 도심 주행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율주행 시대의 도래를 지연시키는 결정적 요인은 기술보단 정책과 제도 문제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직까지 제도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 만큼 정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로랑 총괄은 “2023년이라는 구체적인 연도도 이 시점이 되면 레벨4 정도의 기술 수준을 제도가 수용할 수 있을 정도라고 판단해 나온 근거”라고 설명했다.

법적, 윤리적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예컨대 ‘운전의 주체가 인간에서 자동차로 넘어간 상황에서 교통사고가 난다면 운전자와 완성차 업체, 어느 쪽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인가’라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또 ‘사고가 예견된 상황에서 자동차가 보행자와 운전자 중 누구를 보호해야 할 것인가’라는 윤리적 문제도 있다.

미카엘 하프너 벤츠 자율주행기술 개발자는 이에 대해 “책임 소재와 관련한 법적 문제는 독일 정부 내 윤리위원회에서 토론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독일법, 국제법에 따라 제조사와 운전자의 법적 책임을 분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차 후 집 안에서 거실과 합체해 가전제품을 켜고 끌 수 있는 개념의 심비오즈. [사진제공=르노]

▶“자율주행, 단순 이동 수단의 진보 아냐…라이프 스타일 바꿀 것”=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자율주행차의 발전이 단순히 이동 수단의 진보 수준에 머무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르노의 심비오즈가 단적인 예다. 르노는 심비오즈를 이동 수단의 개념에서 집안에 차량을 주차하면 집 안의 또 다른 방으로 변신하는 ‘주거’의 개념으로 자동차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집의 일부가 된 차량은 인공지능으로 전력을 제어, 공유할 수 있다는 콘셉트다.

하프너 개발자도 “벤츠가 생각하는 자율주행차 생태계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하고 로봇택시 등이 정착화 되며, 이를 통해 도심의 원활한 교통 흐름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레벨 3단계 수준의 기능을 탑재한 아우디 더 뉴 A8.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자율주행차가 발전함에 따라 카쉐어링 서비스도 확산될 전망이다. 운전자가 차량의 수령ㆍ반납을 위해 이동하는 불편을 감수할 필요 없이 차가 알아서 지정 장소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선 자율주행차 시대에 카쉐어링 서비스가 확신될 시 자동차 판매량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나드 브뤼텔 BMW 모빌리티ㆍ에너지 서비스 부사장은 “자율주행이 보편화 될 경우 카쉐어링 서비스 차량의 주행 시간은 10~12시간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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