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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코릿-맛을 공유하다] 중식당 도원 스토리 ② 정주영ㆍ구본무ㆍ노태우…정재계 거물들의 단골집
-유명인과 스토리가 있는 도원
-구본무 회장은 전용메뉴 즐겨
-정주영 등 현대가 사람들 단골
-역대대통령ㆍ청와대 출장서비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1976년 더플라자 호텔 개관과 함께 한 유서깊은 중식당 ‘도원’에는 단골이 특히 많다. 경복궁과 덕수궁, 광화문, 명동, 인사동 등이 가까워 정ㆍ재계 거물들이 특히 많이 찾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도원 마니아로 불린다. 구 회장은 “내가 호텔이 있었으면 중식당 도원을 데려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도원에 애착이 많았다. 도원에는 ‘은하사육사’란 메뉴가 있다. 일명 돼지고기숙주나물볶음으로, 구 회장은 도원에 올 때마다 돼지고기숙주나물볶음에 밥을 먹곤 했다. 은하사육사라는 메뉴는 메뉴판에도 없는 메뉴로, 순전히 구 회장이 우연히 개발한 메뉴였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거쳐간 도원 홀. [제공=더플라자 호텔]

1990년대 초반 도원에 들른 구 회장은 “뭐 맛있는 것 없냐”고 물었다. 당시 마땅한 식재료가 없어서 숙주와 돼지고기를 볶아 내드린 음식이 ‘은하사육사’였다. 구 회장은 이를 맛본 뒤 웃으며 “팔지 말고 나만 주라”고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도원의 셰프들은 구본무 회장 집에도 자주 출장을 다녔다. 구 회장 집에는 도원 셰프들을 위한 별도의 주방이 마련돼 있다. 도원 셰프들이 필요한 화덕 등을 갖춰 놓고 편하게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일주일에 서너번 이상 도원을 찾을 정도로 도원 음식에 대한 애착이 깊었다. 그는 살아 생전 1000번 이상 도원의 샥스핀을 먹었다. 1992년 대통령 선거 직후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도 도원의 자장면을 먹었을 정도다. 정주영 회장을 비롯한 현대가(家)의 가족들도 도원의 음식을 즐겼다. 도원 셰프들은 매년 경주, 목포, 강릉현대호텔에 출장을 다녔다.

도원에 얽힌 스토리는 더 있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도원 방문 후 “우리 소유 특급호텔에서 도원 만큼 훌륭한 중식당을 만들라”고 지시를 했고, 이후 ‘팔선’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역대 대통령들도 도원을 자주 찾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곳의 자장면이 군 시절 먹었던 자장면 맛이 난다며 좋아했다고 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건강이 나빠진 뒤에도 휠체어를 타고 오기도 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부인 손명순 여사도 도원의 단골이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시절부터 자주 들렀다.

대통령들 입맛을 사로잡았기에, 도원은 청와대 출장 전문 레스토랑이기도 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다년 간 청와대 출장을 다녔다. 이 밖에 고 백두진 전 국무총리, 김명호 전 한국은행 총재는 도원의 탕수육을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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