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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9일은 귀의 날] “안 들려요” 돌발성 난청은 응급 질환…20ㆍ30代 환자도 4분의 1
- 9월 9일 ‘귀의 날’…귀 모양이 숫자 9와 비슷해 제정
- 돌발성 난청, 젊은 층 환자도 많고 내부 질환이 원인
-“스트레스도 원인…소아ㆍ노인, 발병 1주내 치료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달 초순 어느 날 아침. 직장인 최모(39) 씨는 일어나자마자 귀에서 이상함을 느꼈다. 먹먹하면서 잘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이 몰려 피곤한 탓이라고 생각한 최 씨는 평소처럼 출근해 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증상은 악화되기만 했다. 갑자기 한쪽 귀가 꽉 막힌 느낌이 들더니, ‘윙’ 하는 소리가 나다가 전혀 안 들리게 됐다.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돌발성 난청’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치료해야 효과가 높다”고 했다.

오는 9일은 ‘귀의 날’이다. 1962년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귀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귀의 모양과 비슷한 숫자인 ‘9’가 두 번 겹친 매년 9월 9일을 ’귀의 날‘로 제정했다. 2004년부터 대한이과학회가 주관하고 있는 ’귀의 날‘은 올해가 51회째다.

귀와 관련된 질환은 중이염, 이명, 메니에르병 등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심각한 병이 ‘잘 들리지 않는다’는 난청이다. 특히 돌발성 난청은 바쁜 현대 사회에서 사회적 활동으로 겪는 스트레스와 과도한 긴장 때문에 계속해서 환자가 늘고 있다. 노년층의 전유물로 인식돼 온 난청과 달리 30대 이하 젊은 층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귀 자체보다는 뇌 등 내부 기관의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어느 날 갑자기 귀가 먹먹하고 잘 안 들린다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과도한 스트레스도 원인”=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2년 5만9051명에서 2016년 7만5937명으로 연평균 6%씩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3%로 가장 많았고 ▷40대 19% ▷60대 16% ▷30대 15% ▷20대 10% 순이었다. 20ㆍ30대 젊은 층이 전체 진료 인원의 4분의 1이나 차지한 셈이다. 스트레스 증가와 함께 스마트폰 등 IT(정보통신) 기기의 발달로 이어폰, 헤드폰 사용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돌발성 난청은 순음청력검사에서 30㏈ 이상의 청력 손실이 3일 이내에 발생한 경우 진단한다. ‘돌발성’이라는 단어의 뜻대로 갑작스럽게 청력을 손실한 것이다. 30㏈가량의 청력을 손실할 경우 옆 사람과 나누던 일상 대화 소리가 속삭이듯 들리게 된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돌발성 난청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질환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1~5% 정도 환자는 뇌종양 등 중추 기관의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이 혈관을 수축하고 혈액 순환에 문제를 일으켜 돌발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돌발성 난청은 ‘이과적(耳科的) 응급 상황’으로 증상이 발생할 경우 그날 밤에라도 응급실로 달려와야 하는 질병”이라며 “빠른 진단과 신속한 치료만이 회복을 돕는 좋은 길이다”고 덧붙였다.

어느 날 갑자기 귀가 먹먹하고 잘 안 들린다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소아ㆍ60세 이상, 발병 1주 내에 치료해야”=돌발성 난청은 응급 상황이므로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돌발성 난청의 자연 회복률은 난청의 정도와 환자의 치료 시작 시기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0% 정도다.

국내 한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이 생긴 후 1주 이내에 병원을 찾는 환자 중 71%가 증상이 좋아졌다. 하지만 1주 이후 병원을 찾은 환자는 19%, 2주 이후 병원을 찾은 환자는 15%만 청력이 일정 부분 회복됐다. 돌발성 난청이 심하면 청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치료 방법은 원인에 따라 다양하다. 경구 치료로는 항염증제, 혈액 순환 개선제, 혈관 확장제, 항바이러스제, 이뇨제 등이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치료법은 스테로이드(항염증제) 사용이다. 강력한 소염작용을 통해 달팽이관과 청신경의 염증을 감소시킨다. 경우에 따라 복용하거나 귀 안에 직접 주사한다. 혈관 확장제도 달팽이관 내 혈액의 흐름을 개선시켜 산소를 공급해 주는 데 도움을 주므로 치료제로 많이 쓰이고 있다.

변 교수는 “소아나 60세 이상의 노년층에게 돌발성 난청이 발생했을 경우 상대적으로 회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발병 1주 내에 치료해야 높은 회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며 “만약 발병 후 회복이 되지 않으면 보청기를 통한 청각 재활은 물론 심할 경우 인공와우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난청 체크리스트>

▶TV 소리를 크게 해 주위 사람이 불평한 적이 있다.

▶전화 통화 시 어려움이 있다.

▶소음이 있는 곳에서 소리를 들을 때 어렵다.

▶둘 이상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어렵다.

▶상대방 말을 이해 못 하거나 엉뚱하게 반응한 적이 있다.

▶상대방에게 다시 한 번 말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상대방이 중얼거리는 것처럼 들린 적이 있다.

▶특정 소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 적이 있다.

▶어린이나 여성의 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3개 이상 질문에서 ‘예’라고 답했다면 검진을 받을 것.

자료:미국 국립보건원(NI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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