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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 나라가 낯선’ 中 유명 책방주인
쉬즈쉬안은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한 책방, ‘단샹제’(單向街)의 주인장이지만 중국의 정치·사회에 대한 비판적 글쓰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전작 ‘미성숙한 국가’에서 중국의 백 년 역사를 반성적으로 사유하며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준 그는 이번 ‘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에서도 비판적 시각을 이어간다.

‘미성숙한~’이 역사적 인물을 통해 당대와 현재를 들여다 봤다면, ‘나는 내 나라~’는 산샤, 시안, 상하이등 남방지역 40일간의 여행기 형식을 띠고 있다. 헤이룽강의 아이후이에서 윈난의 텅충까지 한쪽은 중국 동북지역이 끝으로 러시아에 연결돼 있고 한쪽은 서남 지방의 끝으로 미얀마와 가까운 곳으로 이어진다.


잘 알려진 대도시나 관광지가 아니라 쇠락한 변방도시들을 지나는 여정에서 그가 주목한 건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저자는 이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통해 중국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준다. 이춘에서 만난 빈민굴에 사는 쑨톄준의 이야기는 중국의 어제와 오늘을 관통한다. 임업노동자에서 트럭기사가 돼 경제 건설붐으로 인생의 전성기를 보낸 그는 국유기업의 개혁으로 졸지에 실업자가 된다. 삶의 토대였던 기업이 흔들리자 그의 삶도 무너져 내렸고 여러 지역과 직업을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한 때 호황을 누리던 이춘은 퇴락한 그의 모습과 닮아있다. 문화대혁명 시기 상산하향운동으로 우다롄츠로 내려온 하오슈롱은 지식청년운동의 일원이었으나 시골에 남아 44년째 농촌 부녀자로 살고 있다. 그녀의 두 아들은 고기를 잡고, 딸은 하얼빈의 노동자가 됐다. 마을의 그 누구도 지식청년운동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산샤댐에서 만난 젊은 운전기사 겸 관광가이드, 풍선을 팔러 도시를 전전하는 젊은이, 아이의 교육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기술자 등 쉬즈위안은 이들의 얘기를 가감없이 들려준다. 이를 통해 그는 늘 화두로 붙잡고 있는 국가란 무엇인지를 탐색해 나간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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