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마산수출자유지역 노동자들은 집안 살림을 일으키느라 고단한 삶을 이어갔고, 요즘엔 창원국가산업단지 회사원들이 남부럽지 않은 월급에 기분좋게 일하고 있는데, 두 시대 풍경은 달라도, 입맛은 같다.
8월전어 |
이곳 대표 먹거리는 아귀, 참복, 8월 전어, 볼락이다. 마산, 진해의 8월 전어는 가을전어보다 뼈가 부드럽다. 구운 전어를 통째로 먹는데, 생선임에도 꿀맛이다.
‘통술’ 먹방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싱싱하고 푸짐한 각종 해물 안주가 한 상 통째로 나오는 술상이다. 원조거리는 1970년대부터 오동동과 합성동 골목이었지만 지금은 신마산에 통술거리가 생겼다. 한 상을 받은 다음 술값만 지불하면 볼락회, 꽁치, 해삼, 전어, 아귀수육, 조개, 산낙지 등 안주가 계속 나온다. 수림(055-223-1569), 강림식당(055-245-2710), 석민통술(055-243-5155) 등에 이곳 주민들도 많이 찾는다.
오동동 사거리에는 아귀찜 식당도 많다. 오동동 아귀의 오랜 전통은 된장과 고추장을 반반 섞고 마늘, 파 등을 첨가해 만든 양념장을 꼬들꼬들하게 말린 아귀에 발라 북어찜처럼 구워낸 것이다. 마산은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찬바람에 2~30일 이상 말린 건아귀를 쓴다. 된장 간으로 비린내를 없애고, 국물을 자작자작하게 낸다. 생물 아귀탕과 아귀수육도 별미다. 오동동 아구할매집(055-246-3075), 옛날우정아구찜(055-223-3740), 오동동진짜초가집원조아구찜(055-246-0427), 마산아구찜(055-222-8916) 등이 경쟁하고 있다.
전어와 갈치구이 |
‘술 마시면서 복어 안주로 마신 만큼 깬다’는 너스레가 있다. 마산어시장 내 20개 정도의 전문 복요리집들이 마산의 명물거리를 만들었다. 복국은 항구 노동자와 시장 상인들이 한 그릇 뚝딱 먹고 힘을 내는 인기메뉴였다. 복 껍질 무침, 복튀김, 참복국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복어는 단백질과 비타민 B1, B2 등이 풍부하고 숙취 해소에 좋다고들 한다. 쌍용복집(055-246-6866), 남성식당(055-246-1856), 고성복집(055-221-5848) 등이 입소문을 탔다.
해안도로 건너편 남성동 수협 어판장에서 바다를 따라 밤거리를 걸으면 길게 줄을 잇는 장어거리가 있다. 마산의 바다장어는 살집이 통통하고 부드러워 씹는 감촉이 좋고, 고소한 맛을 낸다. 두세 번 소스를 바르고 굽는 과정에서 속살 깊이 양념 맛이 배게하는 정성도 맛깔난다. 마산장어구이(055-242-0992), 신포장어(055-221-3630), 합포장어구이(055-224-5206) 등이 맛자랑을 펼치고 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