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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산 '사물놀이 섬'을 아시나요...장구·징·북·꽹과리섬의 하모니
남해안의 감춰진 보석 ‘마창진’
나룻배 다니던 곳엔 ‘콰이강의 다리’가 서고
해양 솔라타워가 호위하는 우도 소쿠리섬
바다 낚시꾼과 여행자들의 발길 붙잡아
편백나무 울창한 숲에 누우면 힐링이 절로


마산 앞바다에선 섬들이 늘 사물놀이를 한다.

합포구 구산면에 가면 7개의 즐거움을 상징하는 칠락도(七樂島)들이 옹기종기 모여 멋진 다도해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바람잡이는 사물(四物) 섬 넷이다.

장구마을 앞에는 두 개의 둥근 봉우리가 섬끝에 있는 장구섬(樂島:악도), 장구섬 북쪽엔 징 처럼 생긴 징섬(錚島:쟁도), 징섬과 장구섬 서쪽에는 타악기 북을 빼닮은 북섬(敲島:고도)이 있고, 구복리 남쪽 로봇랜드가 들어설 만(灣)에는 로봇의 주재료인 쇠를 지칭하는 쇠섬(鐵島:철도)이 있는데, 큰 꽹과리를 상징한다. 쇠섬 옆엔 작은 꽹과리를 뜻하는 소도(小島)가 있다. 자라섬으로도 부른다.

합포구 구산면에 가면 7개의 즐거움을 상징하는 칠락도(七樂島)들이 옹기종기 모여 멋진 다도해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바람잡이는 사물(四物) 섬 넷이다.

장구섬 남쪽 긴섬(長島)은 퉁소이다. 북섬 남쪽, 원숭이가 웅크린 모습을 한 ‘나비섬(납섬)’은 흥이 나서 재롱 부리는 ‘잔나비’에서 이름을 따왔다. 7락도 외에 북섬 서쪽 닭섬과 작은 닭섬, 남쪽 곰섬을 합하면 10락도가 한데 어울려 낚시꾼과 마산 다도해 여행자들에게 같이 놀자고 재촉한다. 임진왜란 이후 모여들어 500여년 재미진 역사를 가꿔온 구산면 주민의 익살은 외로움이라는 낙도의 이미지를 낙(樂)이 넘치는 곳으로 바꾸었다.

소탈하고도 익살스런 마산 사람들의 ‘자연과 함께 놀기’ 이색 작명은 계속된다.

장구섬-퉁소섬과 큰 꽹과리, 작은 꽹과리 섬 사이엔, 무려, ‘콰이강의 다리’가 놓여있다. 어찌된 영문인가. 이곳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마산 상상길

“드루와~”마산 추억 홈커밍=마산이 즐거움으로 부활하고 있다. 진해는 힐링의 메카로, 창원 구역은 문화와 서정이 넘치는 도시로 오늘도 치장한다.

마창진, 창원은 남해안의 마지막 보석이다. 그간 감춰졌던 것은 강력한 산업도시 이미지 때문이었다. 마치 울산처럼.

서서히 마산에 낚시꾼들이 몰려들고, 옛 창동, 오동동, 어시장 추억을 그리는 마산 수출자유지역 산업역꾼들의 홈커밍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해군도시 이미지로만 굳어진 진해도 우리나라 첫 천주교 신부 도래지, ‘삼포가는 길’ 가요의 배경 스토리를 속삭이고, 우도, 웅도, 소쿠리섬의 아름다운 속살을 드러냈다.

옛 창원군 구역은 국민동요 ‘고향의 봄’ 꽃대궐터와 주남저수지를 배경으로 낭만과 문화가 넘치는 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바꿀 것은 바꾸되, 지킬 것은 지킨다는, 거대 창원시 사람들의 마인드가 7락의 매력도시를 빚어내고 있는 것이다.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 워크’

콰이강으로 둔갑한 바다=‘콰이강의 다리’, 그 내력은 단순하다. 마산합포구 구산의 섬 중 맏형격인 돼지섬(猪島:저도)와 마산 육지를 잇는 연륙교이다. 남들 같았으면, “그 이름, 전쟁 이미지 크지 않아?, 비극의 장소잖아”, “멀쩡한 새 다리(2004년) 놔두고 왜 남겨?” 등등 생각이 많겠지만, 마산사람들은 “어, 콰이강의 다리 닮았네. 걍, 남겨두자”로 끝.

나룻배가 다니던 곳에 지어진 콰이강의 다리는 신설 연륙교 옆에 있는 옛다리이다. 다리 위엔 소리나는 피아노 건반(리모델링중)과 디딤발 아래 바닷물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투명유리 ‘스카이워크’ 구간이 조성돼 있다. 셀카질에 여념없는 대학생들, 모녀, 노부부의 미소가 싱그럽다. 다리 아래로는 꽹과리섬, 퉁소섬, 장구섬을 오가는 배가 흥을 싣고 지나간다. 입구쪽 다리 밑에 아기돼지 4형제가 자전거 타고 노는 조형물이 익살스럽다.

야간에는 LED 조명이 빛을 발하며 신비로운 은하수 길이 연출된다. 연인이 다리를 건너는 동안 손을 놓지 않으면 사랑이 이뤄지고, 다리 위에서 헌화 청혼을 하면 승락률 99%라는 말도 만들어졌다. 인근 명주마을엔 김수로왕 드라마세트장이 있다.

진해 드림로드 편백숲

편백 빽빽한 숲에 놓인 평상=저도 올레길이라 할수 있는 비치로드는 콰이강의 다리, 해안 경관 등과 어우러져 여행자의 기분을 바꿔준다. 데크길 보다는 숲길, 흙길이 많아 친환경적이다. 저도에 우뚝 솟은 용두산(202m) 정상에서 보면 연륙교와 푸른 바다, 올망졸망 남해안의 섬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마산만 돝섬 북쪽 양덕동에서 봉암동 쪽으로 뻗은 팔용산의 1000여기의 돌탑도 볼거리이다.

차를 북으로 몰아 현동교차로에서 마창대교를 건너고 다시 양곡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틀면 동서로 길게 늘어선 장복산과 시루바위(속칭 젖꼭지 바위) 남쪽에 착상한 진해구를 만난다.

진해 장복산 자락을 따라 숲길, 황토길, 편백나무숲을 걷는 진해드림로드는 힐링의 메카이다. 천자봉 해오름길은 숲의 건강을 호흡하면서도 나무 사이사이로 남해의 풍경이 언듯언듯 반긴다. 청룡사 입구까지는 10리(4㎞)길이다. 봄에는 벚꽃 바다. 간혹 인적 드문 산길에서 어린 노루가 나왔다가 흠칫 놀라 달아난다.

청룡사 입구에서 만나는 편백나무 숲 평상위에선 어머니와 아이 둘이 재잘거리고, 청춘남녀의 사랑얘기가 오간다. 노부부는 누운 채 운동에 여념이 없고, 혼행족 나그네는 독서를 즐긴다. 가 있기만 해도 심신의 치료가 되는 느낌이다. 동편 시루봉쪽으로 더 가면 해병대체험시설, 목재문화체험장 등 진해드림파크가 있다.

솔라타워가 호위하는 우도 소쿠리섬=드림파크에서 남동쪽 방향 차로 10분만 가면 명동 바닷가에 뾰족한 탑이 모습을 드러낸다. 태양 에너지탑, 해양솔라타워(solar tower)이다. 이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각종 에듀테인먼트 시설과 아름다운 섬 우도를 잇는 해양공원이 들어섰다.

해양생물테마파크, 화려한 경관 조명과 분수가 설치된 음지교, 해전사 체험관, 해군의 함상 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군함전시관 등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가 있다.

마을 지붕을 원색으로 칠하고 집벽과 골목에 벽화를 그려넣은 우도는 인근에 소쿠리섬 등 무인도가 있어 낚시객과 바다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남동쪽으로 100m의 모래사장과 남서쪽 150m의 자갈길을 걷는 것도 운치가 있다. 머지않아 해양공원과 소쿠리섬 사이에 해상 케이블카가 놓인다.

‘고향의 봄’과 창원 문화특별시=창원역 인근 남산공원은 문인 이원수가 ‘울긋불긋 꽃대궐’로 묘사한 소답동 김종영 조각가의 생가와 멀지 않다. 국민동요 ‘고향의 봄’은 창원시가 ‘문화예술특별시’를 선포하는 정서적 기반이 됐다. 오는 26일까지 일정으로 창원국제실내악축제가 진행되는 등 곳곳에서 문화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다.

용호동 등 경남도청 앞 넓은 주택가에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조성했다. 국내 최초 계획도시의 ‘메이크업’과정에도 문화 마인드가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거리는 마산상상길로 이어진다.

창원시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여는 내년을 창원 방문의 해로 정했다. 오는 29일 서울에서 선포식을 갖는다. 이충수 창원시 관광국장은 이때 “글로벌 관광도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그냥 있는대로 살아가던 마창진 창원이 최근 감춰둔 아름다움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밑바탕 정서로 미뤄, 장사하자는 게 아니라, 사물 장단에 맞춰 같이 신명나게 놀자는 뜻이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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