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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에 빈 집이 100만호?…범죄ㆍ환경악화 요인
-쓰레기ㆍ동물사체 등 문제 연이어 발생

-수도권 빈 집 27만호…투기세력 임대 거부

-‘빈 집 정비 특별법’ 내년 2월 시행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최근 경기도 안양의 한 4개월째 비어져 있던 집에서 개와 고양이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인천에서는 3년째 비어있는 집 옥상에 이웃 오피스텔에서 버린 쓰레기 3.5톤이 수거됐다.



이처럼 빈 집으로 인한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전국 빈 집이 100만호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빈 집도 27만호가 넘었다. 정부는 빈 집 문제 해결에 나섰다. 18일 국회입법조사처 ‘빈 집 현황과 정비를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빈 집은 106만 8919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주택의 6.5% 수준이다. 이중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있는 빈 집도 27만 1344호에 달했다. 지역별 전체 주택수 대비 빈 집 비율은 세종시가 25.5%로 가장 많았고, 전남이 16.0%, 경북이 12.2%로 뒤를 이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빈 집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매나 임대를 위해 내놓았으나 장기간 공실로 남아 있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또 재개발, 재건축을 위해 철거 대상으로 묶여 발생한 폐가형 빈 집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주택이 많이 노후된 경우 원래 살던 세입자가 나가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서 빈 집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며 “두번째는 재개발 등 정비구역에 투기목적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임대를 주면 매매가 힘드니 빈 집으로 두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세종의 경우 신규 아파트 공급 확대와 분양 후 이주 포기 등으로 빈 집 비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ㆍ경북은 인구 고령화 및 농촌 공동화 현상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수도권의 1년 이상 비어있는 집은 4만 7281호(17.4%)에 달했다. 3개월 미만 빈 집이 15만 4815호로 가장 많고, 3~6개월 빈 집은 4만 1356호(15.2%), 6~12개월 빈 집이 2만 7892호(10.3%)로 뒤를 이었다..

주택유형별 빈 집은 아파트가 57만 1333호로 가장 많았다. 단독주택은 26만 1542호, 다세대주택 16만 5969호, 연립주택 5만 4485호 순이었다.

입법조사처는 “빈 집은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무단 투기된 쓰레기 및 악취 등으로 주변지역의 주거 및 생활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범죄와 탈선을 유발하는 우범지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빈 집의 지역별 분포, 발생사유, 주택유형, 건설연도, 비용 등을 고려해 빈 집 정비 및 활용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회는 ‘빈 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통과시켜 내년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법이 시행되면 지자체장은 빈 집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정비계획의 수립 및 시행이 가능하다.

또 서울시는 관련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자와 지자체가 공사비를 절반씩 들여 빈 집 리모델링 후 주변 임대료의 80% 수준으로 임대를 놓는다. 3인 가구 기준 월 350만원 이하의 소득 입주 자격 요건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급격하게 망가진다”며 “빈 집을 단순한 개인 소유물이 아닌 지역공동체의 공동 자산으로 봐야 하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와 유지ㆍ보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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