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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유순주 환경부 한강물환경연구소장]한반도 기후변화, 팔당 상수원도 위험하다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에 다산 정약용 귀전시초(歸田詩草)중 한 구절이 새겨져있다. ‘山濕交流處(산수와 습수가 합쳐 흐르는 곳에), 村名二水頭(그 마을 이름이 바로 이수두인데) (이하 생략)’.

북한강을 산수, 남한강을 습수라 하였고 두 강물이 합류하는 마을을 이수두라 했다. 산수심원기(汕水尋源記)에는 두 강물이 합류하여 한강 본류로 흐르는 것을 열수(洌水)라 기록했다. 산수는 강원도 산악지대를 굽이친 물이고 습수는 영월ㆍ제천ㆍ충주ㆍ여주 평야지대를 흐르는 물로 이 강물이 합쳐져 한강 옛 이름인 열수로 여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두 개의 강이 팔당호에 합쳐 모든 구간에서 항상 하류로 흘러간다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두 강물의 수온 차이는 밀도를 형성하여 수심별로 물 흐름을 다르게 하고, 수량의 차이는 일부 지점에서 흐름이 하류를 향하지 않게 한다. 때문에 팔당호 산수와 습수의 만남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역동적이며 수질과 수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팔당호는 현재 2600만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을 감당하기 위한 강력한 물관리종합대책의 시행으로 특유의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여전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경기 광주ㆍ용인 등 도시의 발달로 팔당호 주변 상수원보호구역에 대한 개발압력이 증가하는 추세다.

팔당호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을 기준으로 인구는 1990년 40만267명에서 2015년 91만8632명으로 2.3배 증가했고, 생활오수발생량과 폐수발생량도 유사하게 증가했다.

이 같은 오염원 증가에도 지속적인 물관리정책의 추진으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팔당호의 평균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는 1.3㎎/ℓ였는데 이후 2016년까지 1.2㎎/ℓ로 감소했다. 총인(TP)의 경우도 0.048㎎/ℓ에서 0.035㎎/ℓ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수질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양평 평균기온은 1970년대 10.5℃에서 2000년대 11.7℃, 2013년에서 2016년까지 3년 평균기온은 12.5℃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4년부터 2016년 평균 강우량은 1053㎜로 30년 평균 1438㎜(1981~2010)에 비해 감소했다. 강우량이 감소하면 유량도 줄고, 체류시간이 길어진다. 2015년에는 강우량이 평년의 절반수준인 781㎜이었고 수온도 높아 조류가 과다 발생됐다. 그 결과 역대 최장기간인 43일간 조류주의보가 발령되었고, BOD는 1.3㎎/ℓ로 2009년 이후 가장 높았다.

기후변화와 팔당호의 복잡한 물리적 특성으로 수질개선 전망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물환경 변화에 대한 다양한 과거의 경험을 분석하고, 수질 및 수생태계에 대한 현장조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야한다. 이로써 기후조건에 따른 수질 및 수생태계 변화를 예측하고 팔당 상수원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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