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양한 매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자주 들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는 얼마전 알파고라는 구글의 인공지능이 세계 최고 프로바둑기사를 제압하는 것을 충격적으로 봤다. 어쩌면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시작점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로봇공학, 나노기술 등 첨단 기술이 서로 융합돼 기존 산업영역 뿐만이 아니라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전반에 혁신적 변화를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은 고도연결성(hyperconnectivity)과 슈퍼지능성(superintelligence)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과거 산업혁명에 비해 더 큰 범위와 그리고 더 빠른 속도로 영향을 미치는 메가트렌드인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것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 때문이다. 다포스 포럼에서는 당시 세계경제의 핵심적 어려움을 글로벌 생산성 저하 및 산업 경쟁 구도의 심화에서 기인한 저성장으로 분석하고, 이의 적극적 극복을 위해 4차 산업혁명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즉 4차 산업혁명 등장의 이면에는 이처럼 첨단 기술개발의 창의적 융합을 통한 생산성 강화 및 동반성장의 메가트랜드가 있었던 것이다.

메가트랜드란 미래학자 존 네이스비츠가 저서 메가트랜드(Megatrends)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현대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거대한 조류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식정보화, 글로벌 경제 동조화, 네트워크형 가치창출 등이 대표적 특징이다. 4차 산업혁명의 정의는 메가트랜드의 정의와 거의 일치하며, 새로운 재능의 핵심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세대를 초월한 네트워크를 이끌고 상호연결 및 협력시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공동학습 네트워크인 집단지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성 존중의 미래기술 사회로 안내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함께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통합적 사고(Integrative-Thinking)와 공통의 사회적 꿈을 향해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함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함께라는 것은 영역이 다른 이질적인 요소들을 연결할 수 있는 창조성과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엮을 수 있는 포용성이 녹아있음을 말한다.

시선을 우리 교육현장으로 돌려 보겠다. 코딩교육과 로봇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벌써부터 난리이다.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한 근본적 핵심요소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인성교육이 빠져 있는 것이다. 공동의 꿈과 목표를 향해 서로 배려하고 포용하는 따뜻함이 있어야 한다. 그럴때 위에서 언급한 네트워크형 집단지성이 도출될 수 있는 것이다. 따스한 인성교육이야말로 창조성과 공동체의식 계발의 원천인 것이다.

교육현장에 다양하고 즐거운 인성교육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동프로젝트 학업성과 평가제도를 체계적으로 도입해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주역들에게 함께하는 공부의 가치로움을 전해줘야 한다. 또 단순한 봉사활동 점수를 얻기 위한 형식적 자원봉사가 아닌 자신의 꿈과 비전과 연계돼 있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행복한 공동체 의식, 즉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줘야 한다. 이런 따스한 인성의 토대 위에서 4차 산업혁명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방송에서 본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는 홍콩의 한 공대에서 교양프로그램을 통해 유교의 인의예지(仁義禮智)의 가치를 가르치는 모습이 다시 한번 떠오른다. ‘어질고, 정의롭고, 예의가 있으며, 지혜로운 미래형 군자들이 만드는 기술이 전 인류를 번영하게 만든다!’라는 메시지가 잊혀지지 않는다.

가장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그 성공을 위해 역설적으로 인간다움을 가장 필요로 하고 있다.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따스한 인성교육프로그램이 담기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