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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세상을 바꾸는 일자리, 농업·농촌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더 이상 유행하지 않았으면 하는 신조어로 ‘헬조선(29.8%)’, ‘금수저·흙수저(27.6%)’, ‘열정페이(14.7%)’가 순위에 올랐다. 경기침체, 불평등한 사회구조로 인해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절박한 심정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처럼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들이 있는 반면에 청년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일자리 ‘블루오션’도 있다. 바로 농업ㆍ농촌 분야다.

최근 젊은 청년들이 농업ㆍ농촌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004년 한국농수산대를 졸업하고 경북 안동에서 마를 재배하는 30대 CEO가 대표적이다. 그는 철저한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다양한 마 관련 건강상품을 개발해 2015년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또 그는 홈쇼핑ㆍ체험프로그램 등을 운영, 연간 50여명의 지역민을 고용하고 있다. 우리 농식품의 맛과 품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능성 식품분야도 새로운 일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농축산물 유통 분야에서도 청년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20대 청년이 창업한 축산물 전문 온라인 유통몰 ‘정육각’은 직접 개발한 직거래 시스템으로 돼지고기 유통·판매기간을 기존의 최대 45일에서 4일 이내로 대폭 줄였다. 차별화된 맛과 신선함으로 창업 6개월 만에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농촌 주민들이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충남 홍성군 홍동면 주민들은 자발적 출자로 의료, 교육, 농산물 판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50여개의 조합을 결성해 도시 비정규직 청년들이 귀농ㆍ창농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젊은 협업 농장’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젊고 유능한 인재라 해도 농업ㆍ농촌에 무작정 뛰어든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주거, 생활여건, 교육, 초기자본 부담 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청년 인재들이 보다 쉽게 농업 분야에 진출하고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창업보육, 투자유치, 판로 확보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40세 미만의 청년 농업인에게는 창업 후 3년간 매월 일정금액의 생활·경영 안정자금을 지급하는 ‘청년 농업인 영농정착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홍동면 사례처럼 현장의 청년인력을 적극 육성하는 동시에, 농촌 주민들이 협업 생산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공공기관 우선 구매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등 다각적인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는 서울대 강연에서 “경운기를 몰 줄 아는 학생이 없다니 실망이다. 미래 최고 유망업종인 농업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은 단순한 농산물 생산에 그치지 않고 가공·판매·체험·관광 등과 연계한 6차 산업, 첨단기술과 융합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어렵고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매력적인 일자리로 변신 중인 것이다. 좋은 일자리,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그 해답이 우리 농업ㆍ농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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