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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욜로족의 휴가, 일상의 연장선
대중문화 영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가 ‘힐링’에서 ‘욜로’로 바뀐 것 같다. 두 단어는 서로 연관된다. 예컨대 욜로 라이프는 힐링의 효용성을 높여주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어 사용이 바뀐다는 것은 미세한 환경변화와 그에 대한 대응방식의 변화를 수반한 것이다. 힐링과 욜로는 대표적인 이완의 영역인데, 이를 잘 파악하려면 이완(휴식)의 영역과 상관관계가 있는 긴장(직장)의 영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몇년사이에 한국에서 긴장의 영역은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젊은 세대가 스펙을 갖춰도 취업이 잘 되지 않는다. 직장인들도 명예(?)퇴직이후 길어진 삶을 고민해야 한다.

삶이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면서 힐링의 본질에 대해서 성찰하기 시작했다. TV에서 힐링이라는 단어를 남발했다는 걸 알게됐다. 마케팅과 트렌드 지향의 결과다. ‘무늬만 힐링’을 걷어내는 등 힐링의 효용성도 생각하게 됐다. 그러면서 우리 현실에 쏙 들어온 생활 및 여가 트렌드가 욜로(YOLO, 한번 뿐인 인생)다.

욜로족들은 어떻게 휴가를 가는지에 대해 많은 매체들이 다루고 있다. 욜로의 휴가는 기존의 휴가, 여행과 다른 점이 있다. 기존 여행이 일상탈출과 일탈 등에 방점이 찍혔다면, 욜로 휴가는 삶의 연장선에 있다. 진정한 욜로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며 탈출 심리를 자극하지 않는다.

짧은 기간에 휴가공간을 정해 휴가계획을 잡고 집중적으로 휴가와 여행 일정을 잡는 것은 욜로적 휴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언제든지 생활과 일상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질 수 있는 게 욜로 휴가다.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휴가를 떠날 수도 있지만, 여행을 안가고 집에 있는 것도 욜로 휴가일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욜로의 휴가는 여가의 고수라 할 수 있다. 잘 노는 사람의 최고단계는 일하는 것과 노는 것의 구분이 잘 안 되는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 사람인데, 욜로적 삶이 그것과 유사하다. 

서병기 선임기자/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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