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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숫자의 속뜻을 읽다] 초저금리시대 은퇴자금 운용‘막막’…5060, P2P서 길을 찾다
10%대 수익 가능한 투자처 인기
50대 이상 투자자 1년새 43.9%↑
80% 이상 투자액 1000만원 넘어
‘안정+수익’ 부동산상품 돈몰려
가입전 사업정보 꼼꼼히 체크를

은퇴를 앞둔 60대 정환일 씨는 지난해부터 일부 여윳돈을 P2P 투자로 굴리기 시작했다. 은퇴 이후 노후 자금 운용을 고민하던 정 씨는 처음 접하는 P2P투자에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100만원을 투자하고, 몇 개월간 상환과정을 지켜본 뒤, 올 초 3000만원의 목돈을 포트폴리오 상품에 투자했다. 정 씨는 “현재 10%대에 가까운 수익률을 보이고 있어 분산 투자의 일환으로 P2P투자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시중은행 예ㆍ적금만으로는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재테크가 어려워진 50~60대가 ‘뭉칫돈’을 P2P 금융시장에서 굴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1년 사이 더욱 두드러졌다.


헤럴드경제가 핀테크 기반 P2P금융기업 어니스트펀드의 2017년 1분기 투자자 현황을 비교해본 결과, 50대 이상 투자자가 투자한 금액은 전체 투자금액 중 30.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19.6% 대비 54.0% 증가한 수치다.

50대 이상 투자자 중 1000만원 이상 고액을 투자한 금액 비중은 80.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67.4%) 대비 18.9% 증가한 결과다. 이 중 3000만원 이상 투자한 금액 비중은 188%나 늘어 눈길을 끌었다. 2016년 1분기에 3000만원 이상 고액 투자한 50대 이상 비중은 16.7%에 그쳤지만 2017년 1분기에 48.1%로 껑충 뛴 것이다.

50대 이상 투자자 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에 50대 이상 투자자 수는 전체의 9.1%에 그쳤으나, 올해 1분기에는 13.1%까지 늘었다.

이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평균 10%대의 수익을 달성할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30~4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던 P2P금융이 50~60대 장년층 투자자까지 끌어들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30~40대와 비교해 자산이 축적된 50~60대 투자자의 경우 1회 투자당 투자금이 1000만원에 육박하는 등 고액을 투자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실제 지난해 1분기 투자자 연령별 비율은 20대 16.5%, 30대 53.7%, 40대 20.7%, 50대 이상 9.1%로 30대 투자자가 과반수를 차지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각각 17.4%, 44.1%, 25.4%, 13.1%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전 연령층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달 29일부터 금융당국이 발표한 P2P금융 가이드라인이 시행됨에 따라 1인당 투자 한도가 1000만원으로 제한되면서 업체별 분산투자가 요구되면서 여러 업체에 ‘쪼개기’ 투자를 하는 고령층이 늘 것을 전망된다.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는 “지난해와 비교해 50~60대의 P2P투자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가 드러나 초저금리 시대에 고금리 대체투자 수단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분산투자를 통해 적은 리스크로도 중수익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성향의 5060세대까지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P2P업계 기준 누적대출규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테라펀딩의 경우, 부동산 투자를 매개로 하는 만큼, 고액 자산가들이 수천 만원에서 억 단위의 돈을 굴리며 세후 평균 8~10%대의 금리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프 위=테라펀딩/ 그래프 아래=어니스트펀드

21일 기준 테라펀딩에서 누적투자금액이 5000만원 이상인 고객은 200여명 이상으로 이들이 굴리는 금액 규모만 총 230억원 이상이다. 고객 중 86명은 누적투자금액이 각 1억원 이상이며 누적투자금액 총 합은 152억원에 이른다. 이들 중에는 총 누적투자금액이 10억원이 넘는 개인 고객도 있다.

테라펀딩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들이 실제 건물을 소유하면서 임대소득을 볼 경우, 관리ㆍ유지 등에서 부가적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들이 많다 보니 부동산 P2P투자로 대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밝혔다.

물론, 시중 금융권 대비 고금리 투자처인만큼, 투자자는 투자 시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금융위에서 최근 발표한 P2P대출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각 P2P금융사는 P2P대출구조, 누적대출금액, 대출잔액, 연체율 등의 사업정보를 홈페이지에 공시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안전한 P2P투자를 위해서는 해당 P2P업체의 홈페이지에 방문해 사업 정보를 사전에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크라우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P2P대출구조를 공시한 업체는 총 97개사, 누적대출금액을 공시한 업체는 128개사, 대출잔액을 공시한 업체는 104개사, 연체율은 93개사가 공시하고 있다.

크라우드연구소 측은 “투자 상품정보를 자세히 읽어보고 투자를 결정하고 예상 수익률 및 산정방식, 수수료율, 세금 등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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