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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 랩] 시총 202조·상장사 1209개…‘4차산업’ 요람이 된 코스닥
최근 5년간 누적 수익률 26.4%
IT관련주 시총비중 56.4%로 최고
상장사 2015년 평균 매출 1119억원
英 AIM과 함께 성공한 신시장 평가

“코스피 2부리그라는 인식은 이제 그만…”

유가증권(코스피)시장의 그늘에 가려 ‘2부리그’로 취급받던 코스닥시장은 지난 20년간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증시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나스닥(NASDAQ)을 벤치마킹해 만든 코스닥은 1996년 7월 1일 옛 한국증권업협회가 운영하던 주식 장외시장에 경쟁매매 방식이 도입되면서 시작됐다. 지난 2000년 벤처 버블부터 최근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여파까지 성장통을 겪으면서도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신시장으로 우뚝 섰다. 향후 나스닥처럼 ‘성장형 시장’에서 ‘주시장’의 길로 들어서겠다는 포부가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성년 된 코스닥, 벌써 이렇게 컸나?=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96년 ‘중소ㆍ벤처기업의 직접금융 기회 확대를 통한 자금조달 지원’ 등을 목적으로 개설된 코스닥의 시총은 지난해 말 기준 201조5000억원으로, 개설 당시(7조6000억원)보다 약 2600% 늘었다.

올해 국내 증시의 상장사가 처음으로 2000개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게 된 데도 코스닥의 역할이 컸다. 코스닥 상장사는 시장 개설 당시 343개에서 지난해 말 1209개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몇 년간 상장사 700개 선을 벗어나지 못하는 코스피와는 다른 모습이다. 기업공개(IPO) 공모 규모도 지난해 2조1988억원으로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년 연속 2조원 돌파다.

질적으로도 성장했다. 코스닥의 시총 규모는 코스피의 15.4%에 불과하지만,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의 75.6% 수준인 3조4000억원으로 높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코스닥지수의 누적수익률(26.4%)이 코스피(10.9%)의 2배를 넘어섰다는 점도 시장의 성장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특히 코스닥은 ‘경제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시장을 구성하는 업종도 IT, 바이오ㆍ헬스케어, 문화콘텐츠 등으로 다양한 편이다. 2001년 통신장비(23.5%)를 비롯한 IT 관련주의 시총 비중은 56.4%에 달했다. 당시 1~2%대 비중을 차지하던 바이오ㆍ헬스케어와 문화콘텐츠 업종은 지난해 말 각각 21.0%, 6.1% 수준으로 몸집을 불렸다. 

양호한 실적과 일자리 창출 등 개별 기업도 제 역할을 다해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의 2015년 평균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119억원, 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각각 54.3%, 428.6% 증가한 수치다. 시장 개설 초기 7만6577명이었던 코스닥 상장사 임직원 수는 지난해 3분기 26만385명으로 늘었다. 최근 5년간 임직원 수 증가율도 14.0%로 일자리 창출의 요람이 되고 있다.

다만, 지수 회복은 코스닥의 남은 과제다. 1990년 ‘IT벤처 붐’으로 탄력 받은 코스닥은 2000년 3월10일 2834.40을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보였으나, IT 불황으로 거품이 터지자 그해 말 525.80으로 추락했다. 2008년에는 261.20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700선을 넘어선 뒤에도 재차 내리막길을 타면서 500~600포인트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서도 엄지 ‘척’…코스닥, 도약 꿈꾼다=코스닥은 영국의 대체투자시장(AIM)과 더불어 성공한 신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달러로 환산한 코스닥의 시총 규모는 1672억4000만달러로, 미국 나스닥과 중국 차이넥스트(Chi-Next)에 이어 세계 3위다.

성장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차이넥스트보다 우위라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닥은 지난해에도 상장사 증가세를 바탕으로 시총이 늘어난 반면, 차이넥스트는 시총이 10.6% 감소하는 등 변동성을 보였다. 


성장성에 주목해 코스닥에 뛰어든 외국인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외국인의 코스닥 투자액은 20조2000억원으로 2010년(9조9000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외국기업은 전체 신규상장 기업의 약 10%에 이르는 7개(중국기업 6개, 미국기업 1개)로 시장 창설이래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코스닥은 앞으로도 아시아 우량기업과 선진 외국기업을 적극적으로 품는다는 계획이다. 이달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영국,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호주, 독일 등으로 유치 지역을 확대한다.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시장으로의 탈바꿈도 진행되고 있다. 상장 철학을 ‘진입심사’에서 ‘상장유치’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4차 산업기업과 우량 기술기업을 끌어들이려는 조치다. 지난 1월 도입된 ‘테슬라 요건’도 이와 맥을 나란히 한다. 

양영경ㆍ김지헌 기자/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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