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변방을 지키는 포켓몬들 “속초는 포켓몬 Go 성지야”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속초_포켓몬스터_성지.

포켓몬스터가 한국의 변방 지역에 출몰했다. 특히 해발 1000m가 넘는 산은 물론 험준한 설악산이 위치한 강원도 속초 인근에 집중 등장했다. 물론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Go’를 통해서 일 뿐이지만, 단순한 게임의 의미를 넘어 일대 지역을 포켓몬의 성지로 만들었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인벤’을 통해 최초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순식간에 젊은이들의 발길을 움직였다. 다음날 오전과 오후 속초로 향하는 일부 교통편은 매진 사태가 발생했다. 대형 스포츠 행사나 이벤트가 없이 평일에 벌어진 일이었다. 일부 시스템 오류도 작용했지만, 속초행 버스가 만차로 운행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사진=HOOC]

속초 길거리에서 문득문득 포켓몬을 만난 게이머들은 흥분 상태에 빠졌다. 이들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포켓몬과의 조우를 알리며 기쁨과 환호를 표했다. 포켓몬의 종류는 중요하지 않았다. 전설의 포켓몬, 희귀 포켓몬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외국 유저들과 달리 한국 게이머들은 포켓몬과의 만남 자체를 즐기기 위해 속초를 찾았다. 유명 해커 이두희는 속초 방문기를 남기며 ‘1분당 1포켓몬’이라는 표현으로 마음을 설레게 했다.

도시 전체는 포켓몬에 점령당했다. 길거리에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주인공 지우 복장을 한 남성들도 출현했다. 인기 포켓몬 피카츄 인형 탈을 쓴 사람들도 길거리에서 포착됐다. 일부 상점들은 포켓몬만 잡고 매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얌체 ‘포켓몬 헌터’를 비난하기도 했다. 지역경제에 예상만큼 큰 도움을 주진 못했지만, 적어도 속초를 찾은 이가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속초는 톡톡히 홍보효과를 누렸다. 속초를 애니메이션 속 표현을 빌어 ‘속초마을’로 부르는 이들도 늘었다. 속초시청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무료 와이파이 지역 지도를 공개하면서 ‘포켓몬 GO’ 유저들의 방문을 응원할 정도였다. 인근 양구군은 이달 29∼30일 양구읍 레포츠공원에서 열리는 ‘2016 청춘양구 배꼽축제’ 때 양구 전방지역에서도 ’포켓몬 Go‘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


[사진=HOOC]

한국의 변방 지역에 포켓몬들 출몰이 잦은 건 ‘포켓몬 Go’의 시스템 덕분이다. 서버 오류 현상이 아니다. 이 게임은 위치정보(GPS)를 기반으로 게임 구역을 설정한다.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이 서비스 불가 지역이다. 그러나 속초 일대는 서비스 가능 지역으로 분류됐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간혹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 부산 도심에서 ‘포켓몬 Go’가 된다는 얘기도 떠돌았다. 그러나 속초에서만큼 많은 포켓몬이 자주 등장하진 않았다. 네티즌은 속초를 ‘포켓몬 특구’로 지정하자는 우스갯 소리를 내놓고 있다. 일부 게이머는 진지하게 이러한주장을 외치고 있다.

‘포켓몬 Go’ 열풍은 한국에서 속초를 시작으로 이제 막 시작했다. 구글과 정부 사이의 계약 문제로 한국 게이머들과는 거리가 멀었던 ‘포켓몬 Go’. 이번 일을 계기로 서비스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그러나 정식 서비스 여부는 신드롬이 휩쓸고 있는 이 시각에도 미지수다.

sh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