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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프로듀서 김형석이 바라보는 한국 대중음악시장

  • 기사입력 2015-09-1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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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김형석은 1989년부터 대중음악 작곡을 시작해 지난 26년동안 1100여곡을 작곡한 작곡가 겸 유명 음악 프로듀서다. 히트곡만 해도 무려 100여곡이다. ‘I Belie ve’(신승훈)를 비롯해 ‘사랑이라는 이유로’(김광석) ‘그대 내게 다시’(변진섭), ‘나나나’(유승준), ‘이밤의 끝을 잡고’(솔리드), ‘편지할게요’(박정현) ‘아름다운 이별’(김건모) 등이 그의 대표 히트곡이다. 드라마 ‘그들이사는 세상’을 비롯해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많은 음악들을 작곡했다. 박진영에게 작곡을 가르쳤고, 성시경 김조한 나윤권 장재인 등 많은 가수들의 음악적 스승이기도 하다. 또 음악지망생들에게 작곡, 연주, 보컬 등을 가르치는 실용음악 아카데미인 ‘케이노트 뮤직 아카데미’(k-note.co.kr) 대표이사, 한국예술원 학장으로도 있다.


대중음악계의 선배 김형석은 요즘 ‘복면가왕’이라는 음악예능 프로그램에 나온다. 예능이라도 음악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라면 출연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는 복면속 얼굴을 잘 못 맞힌다. 그래서 생긴 캐릭터가 ‘깃털권위’다. 특히 김구라는 김형석을 가리키며 “음악적으로 거세된 사람”이라고 자주 놀린다.


▶‘복면가왕’, 아이돌에게 노래로 더 빛나게 못했구나 반성

“(김)구라가 나를 건드려줘서 좋다. 안그랬다면 나는 구석에 있었을텐데. 내가 가서 잘 맞춰도 재미가 없다. 전문가가 무너져야 재미가 있다.”

복면속 얼굴을 정말로 몰라서 자꾸 틀리냐는 질문에는 “반반이다. 모르기도 하고 긴가민가할 때도 있다. 하지만 평가할 때는 가능한 그 사람의 장점 등 좋은 점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김형석은 “오죽하면 복면을 쓰고 나오겠냐. 대중문화는 진짜가 가짜가 되고 그 반대도 순식간이다”면서 “그래서 여기 나온 사람들에게는 좋은 말을 해주고, 음악적인 가치를 평가해주고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복면가왕’ 출연으로 약간의 변화를 맞보고 있다. 길을 가다보면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살갑게 웃고, 툭 때리고 가는 사람도 있단다.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한 존재가 됐다.

“저한테 인상을 안쓰는 것만도 어디냐. 요즘은 (가수를) 못맞추는 것도 재미있다.”

김형석은 “나는 맞추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곡을 잘 쓰야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맞추는 건 별로다. ‘복면가왕’은 음악감상하고 오는 시간이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복면가왕’에 참가하며 느낀 점이 많다. 참가자들, 특히 아이돌 가수중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루나는 진짜 노래를 잘했다. 아이돌이 저렇게 노래를 잘했어? 저런 애를 노래로 더 빛나게 하지 못했구나 하고 반성하게 됐다. 출연자들이 ‘아이돌 그룹의 이미지를 가리고, 노래로서 인정받고 싶었다. 편견을 버리고, 순수했던 연습 시절을 기억하면서 불렀다’고 말할 때 마음이 아팠다. ‘락을 좋아하는데 아이돌 리더싱어다. 나는 이런 노래를 좋아하는데, 무대에서는 저런 노래를 부른다. 그룹에서는 10마디 밖에 못부르는데, 여기서는 다 불렀다’고 할 때는 안쓰러웠다.”

김형석은 “아이돌이 나쁜 건 아니다, 기획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필요하고 존재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그런 아이돌을 재발견하게 해주는 ‘복면가왕’은 좋은 프로그램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음악 오디션 예능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보석을 찾아내는 오디션은 바람직하지만 방송속성이 문제라는 것.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재능을 극대화 시켜 주는 게 아니고, 오디션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드라마가 끝나면 다 끝나는 것이다.”


▶갑질보다 멘토질이 낫다

김형석은 뛰어난 작곡능력으로 스타를 잘 만들고, 그런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가요계의 실력자 내지는 능력자로 느껴지게 됐다. 뒤에서 모든 걸 움직이고, 조종하는 슈퍼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작곡이 주업인 나는 ‘갑’이 아니다. 내 직업의 정체성을 명확히 정의해줘야 상대가 숨쉴 수 있다. 갑이 나쁜 것만도 아니다. 갑의 역할을 제대로 하면 좋은 것이다.

나는 갑질보다 멘토질이 낫다는 주의다. 나는 나대는 성격이 아니고, 상대에게 말도 잘 못놓는다, 군림하는 것의 불편함이 있다. 운전기사가 있으면 불편하다. 혼자 운전하는 게 좋다.”

김형석은 설명을 이어갔다. 이 부분에 대해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은 듯 했다.

“사자와 토끼를 비유하면서 용감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토끼에게 용감하라는 건 나가 죽어라는 얘기다. 토끼는 겁이 많고 섬세했기 때문에 종(種)이 유지된 거다. 사자의 역할이 있고, 토끼의 역할이 있다. 나는 군림하는 걸 싫어한다. 작곡은 창작의 영역이다. 경험이 많다고 잘 하는 건 아니다. 창작은 정답이 없다. 열려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생각을 받아들여 ‘내 것화’시켜야 계속 갈 수 있다. 자기 천성을 알고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 누가 아무리 큰 돈을 줘도 내 천성에 안맞으면 비극이다.”

김형석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수업시간에 미래를 기획하는 방법 등 무거운 걸 가르쳤다. 하지만 인터넷 즐겨찾기 등을 통해 자신이 가장 많이 한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말고 뭘 좋아하는지를 먼저 알고 그것을 패턴으로 만드는 열정의 법칙이다. 대학을 준비할 때도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를 찾고 준비하자는 것이다.”

그는 성공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취라고 했다.

“성취는 마음이다. 성공은 목표를 향해 가는 거지만 성취는 나 자신이 뿌듯하게 느끼는 것이다. 연습이건, 농촌봉사활동이건, 연애이건, 효도이건, 뿌듯하게 느끼면 된다.”


▶누구나 작곡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중음악의 인스턴트화에는 다양성으로 대응해야...

그런 마음가짐이 작곡을 하고 보컬을 익히는 데도 중요한가 라는 질문에는 “사람들은 완성품에만 관심을 갖지만, 재능과 노력이 모두 중요하다”면서 “작곡도 외국어 배우듯 하면 된다. 영어를 잘하려면 많이 읽고 많이 쓰고 외국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같이 생활한다. 소리로 말하는 언어를 익히는 작곡도 마찬가지다. 많이 듣고 많이 쓰고, 악기 많이 다루고, 그 사람들과 얘기하면 동기부여가 된다. 누구나 열심히 하면 곡을 쓸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쯤에서 김형석은 대중음악의 인스턴트화를 얘기했다.

“대중이 원하는 코드는 인스턴트다. 그때 먹고 소비하고, 소장이 아니다. 스트리밍으로 컨텐츠가 널려 있다. 음악인이 자기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조용필도 자기 곡이 아니다. 그런 가치가 희석되면 그 다음에는 대중을 속이기 쉽다. 결국 종합선물세트의 음악이 나온다. 노래, 패션, 춤 마케팅이다. 훅과 발라드다. 이게 K팝은 아니다. 결국 리듬이다. 음악의 시작은 리듬이다.”

김형석은 지금 이런 상황에서 K팝이 나갈 길은 다양성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홍콩영화가 누아르말고는 없어 사라졌다. 마이클 잭슨이 좋아 미국 팝음악을 들으려고 했는데, 죄다 마이클 같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싸이가 빌보드 2위에 오르면서 K팝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긴 했지만, K팝도 그런 위기가 아닌가. 대중은 점점 수동적으로 변해간다. 고를 게 많으면 편하다. 인터넷에도 카테고리가 나눠져야 대중이 좋아한다.”

김형석은 대중의 수동적인 특성을 감안해 인터넷에 들어가야 들을 수 있는 음악 대신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E마트 성수점에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공연도 가져 좋은 신인을 발굴하고, 수익은 창작자에게 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김형석은 “대중음악 시장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되지만 K팝은 자정력이 있다고 믿는다”면서 “서태지가 발라드로 기울어진 무게 중심을 돌려 균형을 맞추었듯이, 지금 또 누가 자정능력을 발휘할까, 이 포인트를 기다리는 시대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음악프로듀서 김형석이 걸어온 길


1966년 전남 해남 출생

1985년 광주광역시 인성고 졸업

1990년 한양대 작곡가 졸업

1997년 KBS 가요대상 <작곡상> 수상

2003년 한국방송대상 <작곡대상> 수상

2006~2008년 호원대 실용음악과 전임교수

2012년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 수상

현재 동국대학원 실용음악과 교수

현재 한국예술원 학장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

현재 케이노트 뮤직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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