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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걀 없는 마요네즈’ 전쟁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달걀을 쓰지 않고도 마요네즈와 비슷한 풍미를 내는 식품을 마요네즈로 불러도 좋을까, 안될까’

소매유통 ‘공룡’ 유니레버와 미국의 식품벤처회사 햄턴크릭 간에 ‘마요네즈 전쟁’이 붙었다.

유니레버의 자회사 코노프코는 햄턴크릭이 “허위 광고와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며, 햄텐크릭의 주력 제품 ‘저스트 마요’<사진>의 판매를 중단해달라는 소장을 최근 미국 뉴저지 연방법원에 제출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분쟁은 기존 식품과 새로운 식품과학의 충돌로 정리된다.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한 햄턴크릭은 달걀을 쓰지 않고 마요네즈 맛을 내는 ‘저스트 마요’를 개발, 지난해 시판을 시작했다.

보통 마요네즈는 달걀 노른자에 식초와 식용유를 섞어 만드는 고소한 맛의 식재료다. 그런데 햄턴크릭은 달걀 노른자 대신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사용해 마요네즈 맛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저스트 마요’가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달걀 노른자를 쓰지 않아 몸에 더 건강하고, 환경 친화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혁신적 아이디어에 매료돼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CEO, 홍콩 갑부 리카싱, 제리 양 야후 공동창업자 등 이름난 기업가들이 햄턴크릭에 투자금을 댔다.

반면 유니레버는 자사 식품 브랜드 ‘베스트푸드 앤 헬만’이 “심각하고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받았으며, 햄턴크릭이 “말 그대로 거짓”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스트 마요’는 비건(고기는 물론 달걀, 우유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용 식품일 뿐인데 햄턴크릭이 판로를 넓히기 위해 요즘 소비자들이 건강에 관심이 높은 점을 이용해 건강식인 양 오도하고 있다는 게 유니레버의 논거다.

유니레버는 소장에서 “그 이름에도 불구하고 ‘저스트 마요’는 마요네즈를 함유하고 있지 않으며, 사실상 마요네즈가 전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방 규정에 따라 ‘마요네즈’와 ‘마요’의 사전적 정의와 소비자가 이해하고 있는 뜻은 달걀을 포함한 식품이다. 이 재료가 ‘저스트 마요’에는 들어있지 않다”고 적시했다.

유니레버는 또 “‘저스트 마요’는 열을 가했을 때 진짜 마요네즈처럼 기름과 식초가 분리되지 않는다. 방부제도 쓰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햄턴크릭은 헬만을 비롯해 다른 경쟁 식품 브랜드 마요네즈도 방부제를 쓴다고 반박했다.

출시 1년만에 ‘저스트 마요’는 월마트, 테스코 등 대형 유통매장 진입에 성공했다. 현재 헬만 마요네즈의 연 매출은 10억유로다. 유니레버 식품사업부문은 올 상반기에 판매매출 하락을 겪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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