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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폴레옹은 치즈ㆍ히틀러는 초콜릿 광(狂)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악명 높은 독재자들의 입맛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중독성이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스위스 에멘탈 치즈에 빠져 위축소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세계를 경악시켰다. 20세기 ‘전쟁광’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는 초콜릿 중독자였다. 18세기 말 유럽 대륙을 전쟁으로 휩쓴 프랑스 ‘혁명의 아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도 카망베르 치즈에 열광했다. ‘디저트의 제왕’ 초콜릿과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발효 유제품’ 치즈에 독재자들이 죽고 못사는 이유는 뭘까.


▶김정은 비만은 에멘탈 치즈탓(?)=40일 간의 은둔을 깨고 지난 14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은 다소 수척한 모습이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최근 중국 소식통을 이용해 “김정은이 베이징의 병원에서 몇 주 동안 머물며 위의 크기를 줄이는 위 밴드 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스위스산 에멘탈 치즈를 광적으로 좋아해 체중이 불었고 이 때문에 위축소 수술까지 받아야했다는 것이다. 스위스 유학 중 에멘탈 치즈 맛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1994년 11세에 베른 국제학교에 입학해 1997년까지 재학한 바 있다. 


앞서 영국의 데일리미러는 지난 9월 “김정은의 에멘탈 치즈 사랑 때문에 경제난과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많은 양의 치즈를 수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김정은이 평양공장에서 스위스식 치즈를 직접 생산하도록 지시했지만 자신의 입맛에 맞는 에멘탈치즈를 만들지 못해 격분한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에멘탈 치즈는 스위스 에멘탈 지방에서 나오는 스위스 대표 치즈로, 해외에서는 ‘스위스 치즈’로 통한다. 단단하고 칼로리가 100g당 255kcal로 고열량이다. 호두맛과 치즈안에 크고 작은 구멍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나폴레옹, 카망베르 치즈와 키스=치즈에 집착하는 독재자는 또 있다. 프랑스의 군인이자 제왕 나폴레옹은 카망베르 치즈 사랑이 유별났다. 그가 처음 카망베르 치즈를 먹었을 때 그 치즈를 가져다준 여종업원에게 열정적인 키스를 해줬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다.

신선한 생우유로 만든 카망베르 치즈는 나폴레옹 3세도 좋아했다. 그가 카망베르 마을에 들렀을 때 그 지역 치즈 맛을 보고 마을 이름을 따서 부른 후 유명해졌다는 설도 있다.


카망베르치즈는 새하얀 속살과 부드러움이 특징이다. 입안에 넣으면 크림처럼 녹아 과일이나 크래커에 곁들여 먹는다.


▶히틀러, 초콜릿 폭탄 만들기도=나치 독재자 히틀러는 초콜릿광이었다. 히틀러 알프스 별장에서 일했던 가정부 엘리자베스 칼하머는 “히틀러가 건강한 식단을 고수하는 등 건강에 신경 쓰는 것처럼 보였지만 별장에서는 초콜릿 과자, 크림이 들어간 빵 같이 진득하고 달콤한 음식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히틀러의 여비서 증언은 더 심하다. 히틀러가 1945년 최후의 연인 에바 브라운과 권총자살하기까지 12년 간 여비서로 일한 크리스티나 슈뢰더는 회고록에서 “히틀러는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것을 싫어해 독일군 장병 전원에게 흡연을 하는 대신 초콜릿을 먹으라는 특별 명령을 내렸다”고 썼다.


초콜릿은 히틀러의 비밀병기로 쓰이기도 했다. 나치의 폭탄제조 전문가들이 얇은 금속판에 다크 초콜릿을 씌우고 그 위에 폭발성 화약을 코팅한 특수 폭탄을 제조했다. 초콜릿을 먹으려고 자르는 순간 폭발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초콜릿 폭탄’은 영국의 처칠 수상 암살 계획에도 포함됐지만 영국 첩보기관 M15에 발각되면서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권력유지를 위한 미각본능?=독재자들의 초콜릿과 치즈 중독은 최상의 최음제 ‘권력’ 유지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연구팀이 실시한 ‘독재자 게임’에서 권력을 쥔 실험군의 침을 검사한 결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중독성 높은 도파민(쾌락과 행복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 상승으로 이어지는것으로 나타났다. 초콜릿과 치즈가 바로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키는 식품들이다.

독재자들이 권력을 과시하며 쾌감을 느끼는데 초콜릿과 치즈가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도파민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자제력을 잃고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된다. 범죄 심리학자들은 도파민 과잉을 특정범죄의 주요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초콜리과 치즈가 독재자들의 반인륜적 행각에 ‘촉매제’ 역할을 했을지 모를 일이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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