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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드토크)문희준의 마지막 다이어트...왜 현미?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원푸드 다이어트로 38번의 요요현상을 경험했다는 문희준이 얼마전 마지막 다이어트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눈물겨운 다이어트 전쟁에서 그가 마지막으로 꺼낸 비장의 카드는 “평생 현미밥에 나물 세 가지” 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실패하면 “행복한 돼지로 살겠다”는 배수진(?)을 치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유현상이 TV에 출연해 15kg 감량 성공담을 털어 놓기도 했습니다. 그 역시 다이어트 비결로 현미밥을 꼽았습니다. 그는 현미밥과 양파물이나 양파쉐이크로 단 6개월만에 15kg을 감량했다고 해 네티즌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럼 유현상은 왜 현미밥을 최고의 다이어트 식단으로 꼽았을까요. 그리고 문희준은 유현상이 6개월만에 15kg을 뺄 수 있었던 것처럼 현미밥의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현미가 다이어트에 좋은 이유는?
보통 탄수화물은 다이어터들에겐 ‘최대의 적(敵)’으로 꼽히곤 합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심하게는 ‘곡기까지 끊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곡끼를 끊고 원푸드 다이어트로 하면 오히려 심한 요요현상에 시달릴 수 있다고 하는데요. 게다가 모든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의 적은 아니라고 합니다.

특히 수확한 벼의 가장 바깥쪽 외피인 왕겨만을 벗겨낸 현미는 겨와 눈까지 벗겨낸 백미에 비해 다이어터들에겐 최적의 음식이라고 합니다. 현미는 칼로리는 낮으면서 섬유소가 풍부해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를 보면 현미(100g 기준)의 칼로리는 350kcal 입니다. 언뜻보면 적은 양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반 쌀이 372kcal 인점을 감안하면 낮다고 할 수 있죠. 현미를 다이어트의 최적의 음식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보다 식이섬유 때문입니다.

곡류별 식이섬유를 한 번 볼까요. 현미는 100g 당 3.30g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습니다. 반면 일반 쌀은 식이섬유가 0.96g에 불과합니다. 백미보다 3배 이상 많죠. 보통 섬유질이 많이 든 음식은 적게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현미의 경우 백미의 3분의 2만 먹어도 같은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애기죠.

얼마전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쌀 다이어트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이날 방송에서 한국식품연구원 하태열 박사 연구팀은 고지방 식사를 하면서 밥을 꾸준히 섭취하면 비만이 되는 것을 예방하고 채내에 지방 축적이나 지방간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암과 동맥경화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하는데
현미가 최근 건강식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한가지는 암 예방 효과도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현미에는 암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성분이 최대 2배 많다고 합니다. 현미 8개 품종을 분석한 결과 암과 동맥경화를 막아주는 비타민E가 100g 당 평균 1.9㎎ 들어있는데, 이는 백미(1.1㎎) 보다 0.8㎎ 많은 양입니다. 특히 조생 흑찰벼는 비타민E가 100g당 2.2㎎ 들어 있어 백미보다 2배나 많습니다.

현미에는 또 전립선암 증식을 막아주는 감마 토코트리에놀이 100g당 평균 0.36㎎ 함유돼 있다고 합니다. 감마 토코트리에놀 성분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완두(0.05㎎)와 키위(0.1㎎)를 훨씬 웃도는 양이죠. 

현미의 효능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인체에 유해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베타시토스테롤은 100g당 50㎎으로 백미(6㎎)보다 8배 이상 많고, 지방을 빠르게 분해해 체력을 늘려주는 폴리코사놀은 평균 6.3㎎, 암세포 분화를 억제하는 피틴산은 0.8g이나 들어 있습니다. 이는 백미에 포함된 양보다 3∼4배 많은 것이라고 합니다.

현미는 이외에도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지방도 2.5g 함유하고 있고, 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칼슘, 빈혈 예방에 좋은 철분 성분 역시 풍부합니다.


■천덕꾸러기 현미의 환골탈태
그러고 보면 요즘 대형마트 곡물코너에는 한동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현미를 비롯해 찹쌀, 콩, 현미찹쌀 등 개별잡곡이 전성기를 누리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정제되지 않은 탓에 꺼칠꺼칠한 식감과 소화가 잘 안된다는 이유로 한국인의 밥상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현미의 환골탈태라고나 할까요.

즉석밥 시장만 보더라도 현미가 요즘 얼마나 뜨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즉석밥 시장은 지난 2011년 64억원에서 지난해엔 214억원대로 3배 이상 커졌습니다. 그런데 현미 즉석밥은 2011년 고작 16억원에 그쳤던 것이 지난해엔 84억원으로 무려 5배 이상 늘었습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즉석밥 매출에서 고작 4.1%에 그쳤던 현미 및 잡곡 즉석밥의 매출 비중이 올해엔 6.5%까지 확대됐습니다. 현미ㆍ잡곡 즉석밥 매출이 1년 사이에 20% 가량 늘어난 셈이죠.

잡곡류가 일반 백미에 비해 가격이 적게는 두 배, 많게는 4배 가량 비싼데도 불구하고 잡곡 전성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경기불황에 지갑을 닫고 있는 소비자들이 유독 ‘집 밥‘에 만큼은 돈을 쓰고 있는 셈입니다.

■“밥맛이야 솔직히 백미가 더 좋지 어떻게 현미가 더 좋습니까?”...가난의 상징
현대인에게 현미가 건강식으로 칭송을 받지만 헐 벗고 못 먹던 시절 현미는 가난을 상징할 뿐이었습니다. “현미는 소화가 잘 안된다” “현미는 거칠고 밥맛이 없다”는 말은 애교죠. 현미는 코흘리개 애들부터 지팡이를 든 노인들까지 모두가 꽁보리밥 못지 않게 싫어하던 밥이었습니다. 쌀이 귀했던 시절에 흰 쌀밥을 먹는다는 것은 부(富)의 상징으로, 현미를 먹는다는 것은 빈(貧)을 상징했으니 말이죠.

그러다 보니 현미와 관련된 일화들도 많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쌀이 모자라 백미 대신 현미밥을 먹자는 운동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국무위원들을 부부동반으로 초청해 저녁식사를 했는데, 대통령이 “현미밥을 먹으니 영양도 좋고 맛도 좋지 않는냐”고 한마디 했답니다. 그러자 다들 이구동성으로 “현미밥이 최고”라고 대통령에게 아부를 떨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장관의 부인이 손을 번쩍 들고는 “밥맛이야 솔직히 백미가 더 좋지 어떻게 현미가 더 좋습니까”라고 대통령의 뜻에 반항(?)했다고 합니다. 

중국 한서(漢書) 혜제기(惠帝記)에 따르면 기원전 2세기 무렵 한나라 때는 백찬(白粲)이라는 형벌이 있었다고 합니다. 고위 관리가 죄를 지으면 재산은 몰수하고 가족도 함께 처벌하는데 죄인 가족 중에서 아내와 딸은 잡아다 제사에 쓸 현미를 빻아서 백미로 만드는 작업을 시켰는데 이 형벌이 백찬이라고 합니다. 고대 중국에서도 현미는 끔찍이나 싫었나 봅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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