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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차이코리언, 요우커
관광객 아닌 내수부양 사절단 MCM·지고트 등 비중 50%넘어소수 단위로 방문 고정고객화롯데百 본점 중국인 매출비중3년새 3배로…올 상반기 16.5%

관광객 아닌 내수부양 사절단…MCM·지고트 등 비중 50%넘어
소수 단위로 방문 고정고객화…롯데百 본점 중국인 매출비중
3년새 3배로…올 상반기 16.5%


얼마전 소공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화장품브랜드 ‘투쿨포스쿨’ 매장에선 한 중국인이 한꺼번에 100만원 이상을 카드로 긁어 매장 직원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투쿨포스쿨의 화장품 단가가 고작해야 1만5000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아예 싹쓸이하다시피 한 것.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한국 내수시장 마저 휩쓸고 있다. 중국인이 즐겨 찾는 일부 브랜드는 중국인 매출 비중이 전체 60~70%에 육박할 정도다.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면 이 중 600만원 이상이 요우커의 지갑에서 나온 셈이다. ‘요우커가 떠나면 한국 내수시장도 죽는다’는 말이 유통업계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품목의 경우 중국인 매출이 전체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요우커들이 한국 내수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의 뉴발란스 매장.

유통 전문가들은 요우커가 단순히 관광객이 아니라 국내 내수시장을 뒷받침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최근엔 한국에서 쇼핑할 목록을 갖고 정기적으로 한국을 찾는 ‘목적 쇼핑’ 요우커 뿐 아니라, 아예 국내 백화점의 단골 고객이 된 요우커들도 심심찮게 있다. 

박중구 롯데백화점 마케팅팀장은 “지난해 중국인 고객들의 소비가 특정 브랜드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면 최근에는 자신이 선호하는 브랜드의 신상품을 계절마다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국내 내수에 미치는 중국인의 힘은 절대적이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중국인들이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일부 브랜드는 중국인 매출 비중이 60%에 육박할 정도여서 오히려 내국인의 매출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며 “한국 소비 1번가 명동일대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본지가 롯데백화점에 의뢰해 중국인이 즐겨 찾는 상위 브랜드(은련카드 사용 건수 및 매출 상위 각 10개)의 중국인 매출비중을 조사한 결과 MCM, 라인프렌즈스토어, 모조에스핀, 지고트 등 4개가 중국인 매출 비중이(본점 기준)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MCM의 경우 은련카드 매출 비중이 59.86%에 달했으며, 라인프렌즈스토어 53.52%, 지고크 53.53%, 모조에스핀 역시 52.2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뉴발란스, 투쿨포스쿨, 스타일난다 등의 브랜드 역시 중국인 매출 비중이 40%에 육박했다. 은련카드 건수 기준으로 상위 10개 브랜드의 평균 중국인 매출 비중도 31.29%에 달했다. 

해외 유명 명품 역시 중국인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중국인 쇼핑목록 1순위에 들어가 있는 바쉐론콘스탄틴의 중국인 매출 비중은 40.91%, 까르띠에 29.99%, 불가리 24.38%로 조사됐다.

불과 3년전만 해도 롯데백화점(본점 기준) 중국인 매출비중이 5%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10%, 올 상반기엔 16.5%로 해가 갈수록 급격한 상향곡선을 그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중국인이 아예 고정 고객화되는 경향도 나오고 있다. 국적만 다를 뿐 사실상 국내 내수시장을 떠받치는 필수 요소가 중국인이라는 애기다.
롯데백화점 본점 여성의류 브랜드 모조에스핀 매장 이승미 매니저는 “한 두달에 한번씩 시즌별로 신상품을 구매하러 매장을 방문하는 중국인 단골고객이 30~40명에 달한다”며 “한번 매장을 찾을 때마다 200만원 이상 구매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가 충동구매를 하던 요우커의 모습도 이젠 옛말이다.
윤영후 롯데백화점 아동스포츠MD팀 CMD(선임상품기획자)는 “단체 관광객의 구매가 주를 이뤘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에는 5명이하 소수 단위의 중국인 고객이 구매하는 매출 비중이 전체 중국인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며 “가족, 친구들에게 선물할 목록을 적어오거나 국내 블로그의 사진을 캡쳐해 인쇄해 오는 고객들도 상당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석희ㆍ손미정 기자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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