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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지식재산 강국’ 위해 특허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스마트폰 ‘특허소송전’에서 특허권을 주장해온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디자인’과 관련해 중복되는 두 개의 특허 중 한 특허에 대해 ‘권리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해당 특허권에 대해 삼성전자가 애플에 줘야 할 배상액이 애초의 1조 2000억원(10억 5185만 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세기의 특허분쟁’으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분쟁은 지식재산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화학회사인 듀폰과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심 재판에서 1조 원 가량의 배상금과 함께 분쟁이 된 제품에 대해 20년간 전세계 생산·판매 금지라는 판결을 받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지난 2분기 매출 총액이 1조3522억 원이었으며, 우리나라 코스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중 801개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4838억 원임을 감안할 때 특허분쟁 단 ‘한 건’이 기업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는 얘기다. 지식재산권이 얼마나 중요한 지 목도할 수 있는 생생한 현장이며, 이러한 특허소송은 각 정보매체를 통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특허소송을 통해 경영을 영위하는 특허 전문 기업들의 활동도 더욱 활발해 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12년도 국제경쟁력 평가’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연구개발비 비중’과 ‘인구 10만 명당 특허 출원건 수’에서 세계 2위에 올랐다. 그에 앞서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발표한 세계 ‘특허출원’ 부문에서도 당당히 세계 5위에 기록됐다. 이 같은 결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수많은 특허 종사자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특허보호와 제도적 환경 측면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허보호의 경우 스위스 IMD보고서의 ‘지식재산권 보호 정도’ 조사결과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서 6.1점을 얻어 세계 59개 국가 중 31위에 머물렀다. 이는 수많은 특허 종사자들의 땀과 노력을 헛되이 할 수 있는 수치이기에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또한, 특허청이 발표한 ‘2011년도 지식재산 활동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기업들의 지식재산 전담 인력 보유비율은 19.2%로 전년(22.3%)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기업들이 1년간 지식재산 담당자에게 지출한 인건비 및 교육비는 3274만 원으로, 1년 전(3526만 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지식재산환경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추후 우리나라의 기술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공산이 크다.

각종 시행착오를 거쳐 재발사를 앞두고 있는 ‘나로호’에는 536건의 국내 특허출원이 접목돼 있다고 한다. 아폴로 달 착륙 프로젝트에서 비롯된 3000건의 특허 중에서 1300건이 민간기업에서 재활용돼 미국의 산업 부흥을 이끌었다고 한다. ‘나로호’ 자체 뿐 아니라 거기에 접목된 우리의 기술특허를 산업에 연결해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과 제도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정책이 있다고 해도 이를 수행할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다면 그것은 무인도에 지어진 ‘호화궁전’과도 같다. 특허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만큼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인력들이 제대로 대우를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개선’과 지식재산권의 중요성과 함께 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김광림 한국발명진흥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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