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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 - 정재욱> 반값 등록금이면 만사형통?

  • 기사입력 2012-11-1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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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으로 대학의 난제는 결코 풀리지 않는다. 대학의 수와 학생을 반 넘게 줄이는 구조조정이 우선이다. 차라리 그 재원을 기술과 특기 교육으로 돌리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대선후보가 내놓은 고등교육 정책에는 공통점이 많다. 가령 대입제도를 개선하자는 데는 한목소리다. 그 밖에 대학 서열화와 학벌주의 타파, 지방대학 육성 등 새로울 것은 없지만 모양새 좋은 내용들도 경쟁적으로 담고 있다.

반값 등록금 역시 마찬가지다. ‘맞춤형 반값 등록금’(박근혜), ‘국공립대학 먼저 단계적 시행’(문재인), ‘전문대부터 순차적으로’(안철수) 등 시기와 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결론은 모두 같다.

우리 대학 등록금은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비싼 건 사실이다. 실제 자식 한 명을 대학에 보내려면 도시근로자가구 평균소득(2011년 5098만원)의 20%를 등록금으로 뚝 떼놔야 한다. 여기에 책값과 용돈을 더하면 웬만한 가정 형편으로는 버티기 버겁다. 그런 대학생 두 명이면 파산지경으로 몰릴 판이다. 어떤 형태로든 대책이 절실하긴 하다.

하지만 그게 꼭 반값 등록금이어야 하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그 실효성에 대해 각 캠프는 단 한번이라도 깊이 있게 고민해 봤는지 의문이다. 하긴 대학도 무상교육 하겠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은 것만 해도 대행인지 모르겠다.

등록금 부담만 덜어주면 얽히고 설킨 대학의 난제들이 다 풀릴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 대학이 안고 있는 고질적 환부(患部)는 따로 있다. 엉터리 대학을 솎아내는 구조조정이 그 핵심이다. 한마디로 대학과 대학생이 너무 많아 이를 적정선 이하로 줄이자는 것이다. 대수술을 통해 이 환부를 도려내지 않으면 반값이 아니라 등록금이 공짜라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2008년 83%를 정점으로 추세가 꺾였다고는 하나 우리의 대학진학률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매년 수십만명의 대학졸업자가 쏟아져 나오지만 학력에 걸맞은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높아진 눈높이 탓에 편의점 알바를 하더라도 어렵고 힘든 일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청년실업 문제를 풀어가는 열쇠도 학력 인플레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대학의 수를 물리적으로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발상의 전환과 지도자의 결단력이다. 반값 등록금을 도입하려면 매년 수조원에서 많게는 10조원의 재원이 소요된다. 차라리 이 돈을 퇴출 대학 매몰비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원도 못 채우는 대학은 과감히 정리하고 그 자리에 국비로 직업학교를 세우는 것은 어떨까. 고등학교를 졸업한 젊은이들이 이 과정에 들어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실용적 기술을 익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기술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대접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 역시 지도자의 몫이다. 독일은 대학 진학자가 40%도 안 되지만 체계적인 기술인력 양성을 통해 초강국 입지를 다졌다. 그 실용성을 본받자는 것이다.

지도자는 당장 거센 저항에 부딪히더라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쓴소리를 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우선 듣기에 달달한 이야기로 유권자의 환심만 사려 해선 안 된다. 그 덤터기는 결국 후손들이 쓰게 될 것이다. 반값 등록금이 아니라 대학을 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하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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