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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툭툭 던지는 멘트…朴의 ‘복도정치’
정수장학회·정두언·세종시 논란 등
행사 등·퇴장 발언 파장…취재 열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동행 취재하는 기자들은 공식 행사보다 박 후보의 등ㆍ퇴장 시 취재에 열을 올린다.

박 후보가 공식석상이 아닌 복도에서 쏟아낸 발언들이 그동안 정치권에 굵직한 파장을 일으켜왔기 때문이다. 일명 ‘복도정치’라 불리는 박 후보의 비공식 발언에 취재진이 집착하는 이유다.

17일 박 후보의 발언도 박근혜식 복도정치의 전형적인 케이스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 참석 후 차에 올라타기 전 (정수장학회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는 한 마디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짧은 한마디 답변이었지만, 정치권에 미친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그는 “이미 입장을 밝힌 내용 아니냐”며 자신과 정수장학회는 무관하기 때문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온 상황이었다.

박 후보의 발언이 전해지자, 캠프 측도 발칵 뒤집혔다. 캠프 핵심 참모들은 박 후보의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 “솔직히 박 후보가 오늘 정수장학회 얘기를 다시 할 줄 몰랐다”며 “어떤 입장을 밝힐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캠프 핵심 인사들과도 의견 조율이 안된 채 박 후보가 언론에 입장을 표명해 내부 혼란을 빚은 것이다. 이 같은 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사태 때도 복도에서 한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박 후보는 과거 세종시 수정 논란 때도 복도에서 반대발언을 했다.

사실상 박근혜식 복도 멘트는 지지율 1위 대선주자인 박 후보의 영향력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취재진들은 당내 영향력이 높은 박 후보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착해왔고, 그때마다 박 후보도 짧고 임팩트 있는 발언을 통해 정치권에 영향을 미쳐왔다. 박 후보의 돌발 멘트에 머리가 아픈 측근들은 취재진들에게 “왜 항상 복도에서 그렇게 질문하시냐”는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복도 정치는 정치권의 관행과 같았다. 정치인들에게도 공식, 비공식 발언의 경계로서 파급력이 있으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복도 발언은 매력적인 소통방식이다.

하지만 박 후보의 입장에서 복도정치는 그리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할 당과 캠프가 박 후보의 돌발 발언 한 마디에 좌지우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마이너스라는 것. 또 공식적으로는 사견임을 전제로 하지만, 박 후보의 복도 발언이 당 의원들에게 일종의 지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단점도 지적돼 왔다. 의총 현장에서 박 후보의 돌발 발언이 나오면 의원들이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검색하고, 해당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전달하느라 분주한 것도 새누리당의 독특한 풍경이다. 

<조민선 기자>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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