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가 주유소 주인들의 주머니만 ‘알뜰’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중가보다 리터당 100원 가까이 싸게 공급받은 휘발유와 경유를 소비자에게는 20여 원만 싸게 팔아, 80원 정도의 추가 이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9일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올해 알뜰주유소로 전환한 곳의 2월부터 6월까지 휘발유 평균판매가는 1994원으로 전국 평균 2017원에 비해 23원 싼것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경유 역시 알뜰주유소의 평균판매가는 1811원으로 전국 평균 1834원과 차이는 23원에 불과했다.

올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문 연 알뜰주유소는 지난 2월 기흥휴게소 1호점을 시작으로 7개월만에 현재까지 전체 169개 고속도로 주유소의 89%에 달하는 150개까지 늘었다.

그러나 이들 알뜰주유소 대부분이 시중 주유소보다 리터당 100원 가량 싸게 판매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랐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는 휘발유와 경유의 공급가와 판매가의 차액은 지난 2월 휘발유는 73원, 경유는 87원에서 6월에는 각각 153원과 136원까지 늘었다. 이는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와야 할 기름값 인하분 상당수가 주유소 마진으로 감춰졌다는 의미다.

심 의원은 “이 기간 공급가격은 휘발유 1897원에서 1794원으로, 경유는 1715원에서 1625원으로 크게 내렸지만 알뜰주유소들이 판매가격은 소폭만 내린 결과”라며 “주유소들의 배만 불려준 꼴이 됐다. 알뜰주유소의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 도로공사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