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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대선주자와 ’악어의 눈물’
정치인은 감정에 충실하기 어렵다. 기쁘지만 울어야 할 때도, 슬프지만 웃어야 할 때도 있다. 가끔은 그래서 정치인들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로, 그들의 웃음은 ‘위장용 웃음’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올 12월 대선을 두달여 앞둔 현 시점에서 ‘웃음’으로 가득해야할 곳은 문재인 후보측과 안철수 후보측으로 보인다.

한동안 ‘대세’였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상태에서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고, ‘김종인ㆍ안대희’로 대표되는 당내 ‘내홍’도 당분간 박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기 때문.

그러나 정작 후보들은 ‘표정관리’ 중이다. 웃고싶지만 웃지 않는 상황. 최근 문 후보는 비서실 인선과 관련, 참모진에 화를 낸 것으로 알려진다. ‘친노 인사 전진배치’가 그 이유. 그도 그럴 것이 비서실 인사에서 윤후덕 의원, 양정철 전 비서관, 윤건영 전 비서관, 전해철 전 수석, 정태호 전 대변인 등 과거 청와대에서 활동했던 이른바 ’친노 세력’들이 전진배치 된 탓이다.

문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들의 ‘친노 프레임’ 공격에 전전긍긍했고, 언론들 역시 ‘문재인의 한계=친노의 한계’라는 구도로 문 후보 캠프를 바라본다. 이런 상황에서 문 후보가 비서실 인선을 두고 ‘찰떡궁합’이라고 말했다간 자칫 ‘친노 프레임 공격’의 화살이 모두 후보의 부담으로 돌아갈 공산이 있다. 문 후보의 ‘화’가 이른바 ‘역할 분담론’으로 읽히는 이유기도 하다.

안 후보 역시 최근 팀내 공보단을 불러모은 자리에서 ‘역정’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기사 의미가 왜 내 뜻과 달리 왜곡돼서 보도되느냐’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말하자면 안 후보는 제대로 말을 했는데, 공보단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기사 취지가 왜곡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책이었던 것.

안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고공행진 중이고, ‘3자 회동 제안’과 ‘정치개혁’을 지렛대 삼아 연일 문 후보와 박 후보를 향해 꼿꼿한 각을 세우며 ‘득점’ 중인 것과는 달리 안 후보의 표정에선 웃음기를 찾기 어렵다. 일각에선 안 후보의 굳은 표정을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내부 단속용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최근 짐짓 정색을 하며 세게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정치권에선 ‘애교’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쪽에선 치고, 저쪽에서 치받으며 진짜로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선거 승리를 위해선 결국 상대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의 싸움이라, ‘승부의 진정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이다. ‘기쁘지만 울어야 하는’ 것이 현재의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상황 아닐까?

홍석희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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