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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목사 · 공무원 · 군장교도 ‘몰카族’인 세상
주로 여성들의 은밀한 신체부위를 수년 동안 몰래카메라에 담아온 이른바 ‘몰카족’ 동호회 일당 36명이 검거됐다고 한다. 참으로 어이없는 것은 이 중에는 목사ㆍ공무원ㆍ현역 장교가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파렴치한 행각은 불특정 다수 여성들을 상대로 도심이나 정류장, 출퇴근 시 붐비는 전철, 버스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 특히 어린 여성들까지 돈으로 꼬드겨 모텔 등 은밀한 장소에서 치부나 성행위 장면 등을 촬영한 뒤 동영상을 인터넷 성인사이트에 올리는 대담함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고급 카메라와 고성능 망원렌즈 등 첨단장비까지 갖추고 정기모임을 통해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고 자주 집단출사까지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직접 성인사이트를 개설해 회원 3000명으로부터 월 2만원의 이용료도 받아왔으며, 교묘한 기법으로 수사망을 피하는 주도면밀한 면도 보였다고 한다. 이들이 촬영한 사진은 줄잡아 45만장, 동영상은 300개에 이르고 피해 여성은 2만3000명에 이른다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우리 사회 저변이 온갖 음란물로 범벅이 된 이유가 분명해졌다. 이들이 곳곳에서 더럽고 추잡한 기술을 왕성하게 구사할 수 있었던 것도 수요와 공급의 찰떡궁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회의 유별난 관음증이 그들에겐 각별한 시장이었던 것이다. 성적 음란물의 폐해는 심각하다. 요즘 사회를 들끓게 하는 흉악 성범죄 및 살인 사건도 그 배경은 대부분 음란문화의 부작용이다. 엊그제 수원 주부 성폭행 미수 살인 사건 범인도 밤새 음란동영상을 봤다고 하질 않는가.

경찰은 모임을 주도한 아마추어 사진작가 오모 씨와 회사원 민모 씨 두 명을 ‘성폭력범죄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공무원 고 씨와 목사 김모 씨는 불구속 입건하고 육군 소령 심모 씨는 해당 군부대에 넘겼다. 이 중 공무원 고 씨는 7년 동안 5만장을 찍었다고 한다. 이런 공직자나 목사, 군인에게 공무ㆍ목회ㆍ국방은 그저 소일거리였던 셈이다. 가증스럽게도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들의 행각을 취미로 우길 정도로 죄책감도 없었고, 몇몇은 스스로를 달인으로 치켜세웠다고 한다.

이런 자들을 경찰이 대부분 불구속 처리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재고를 바란다. 사회를 바르게 인도하기는커녕 반사회적 행각을 오랫 동안 앞장서 저지른 자들에게 관용은 있을 수 없다. 죄를 더 크게 물어야 한다. 성범죄 예방과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라도 일괄적으로 엄히 다스려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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