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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 김화균> 한국과 일본 이성을 되찾자
한일 관계의 근본적인 걸림돌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솔한 사과 없는 일본의 태도다.
이 대통령은 이를 지적한 것이고, 당연한 것일 수 도 있다.
그러나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에 있어서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한ㆍ일 양국 관계가 최악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전격 방문(10일),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14일), 위안부 발언(15일)이 강도 높게 이어지고 있다. 런던올림픽 축구 한ㆍ일전, 광복절 등이 시기적으로 맞물리면서 동해에 서린 안개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일본을 향한 이 대통령의 강공은 국민들에게 일단 통쾌함을 안겨주고 있다. 그동안 견지해온 ‘조용한 외교’라는 원칙을 깨고 당당하게 요구할 것을 요구하는 그의 전술에 일부에서는 호평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잇달아 강펀치를 날렸지만, 상대방의 카운터 블로에 걸릴 수 있다는 현실론이다. 실제 이번 사태를 놓고 일본 우익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키로 했다. 차제에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한ㆍ일 간의 통화스와프 재검토도 시사하고 나섰다. 일본을 휩쓸고 있는 K-팝에 대한 일본의 감정적 역공도 거세다. 전쟁이 정치와 외교를 넘어 경제ㆍ문화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ㆍ일 관계의 근본적인 걸림돌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다. 가해자 일본의 진솔한 사과 없이는 과거사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이를 지적한 것이고,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에 있어서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국내에서는 ‘이 시기에 왜?’라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대통령이 이성보다는 감정을 앞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일본 언론은 이 대통령의 강공책을 집권 말기 지지율 만회를 위한 ‘정치쇼’로 폄하한다. 이러다 보니 일본의 진솔한 사과라는 근본적은 해결책은 묻히고, 일본 정치권의 역공 전략에 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정부 역시 지지율이 낮다. 여기에 장기 경기침체와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국력 쇠퇴를 딛고 국민의 힘을 결집시킬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울고 싶던 차에 빰을 때려준 격이 된 셈이다.

껄끄러운 한ㆍ일 관계의 일차적인 피해자는 적지(?)에서 장사를 해야 하는 기업이다. 양국 관계 악화는 그나마 상생의 길을 찾고 있는 양국 기업들에 짐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축구 4강전을 앞두고 전국 딜러숍에 응원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한파인 한국토요타 사장의 직접 지시에 의한 것이다. 한국토요타의 전향적인 자세는 우리 국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토요타는 일본 여론의 뭇매를 맞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막 교두보를 마련한 일본 전략에 악영항이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갤럭시S3는 지난달 일본에서 아이폰을 밀어내고 월간 판매량 순위 1위에 올랐다. 일본 소주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진로 역시 이번 사태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

한ㆍ일 관계에는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선다. 잊혀졌다가 다시 격하게 살아나고, 그리곤 찜찜하지만 잠시 잊혀지는 게 양국 관계다. 이제는 감정보다 이성이 필요하다. 개별 전투는 감정과 사기로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전쟁은 냉철한 이성과 전략이 뒷받침돼야만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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