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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근하니 커피·카피·코피…우리는 인턴 아닌 ‘忍턴’
-‘커피ㆍ카피ㆍ코피’, 3종세트를 아시나요?

-“하루에 600번 이상씩 인사를 시켰어요. 신입사원 교육(OJT)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단순반복적인 설문지 분류작업만 수천장 해야 했어요. 주말엔 집에가서 해오라고 시켰고요.”

-“인턴은 회사 ‘시다바리’나 다름없어요. 재능기부도 아니고…너무한 경우가 많죠.”




[헤럴드경제= 황유진 기자] 커피ㆍ카피ㆍ코피, 3종세트가 있다. ‘커피’는 커피타기 심부름, ‘카피’는 복사 심부름, ,‘코피’는 코피 날 만큼의 과도한 잡무 등을 뜻한다.

커피ㆍ카피ㆍ코피 등 3종세트로 얼룩진 ‘인턴’ 제도에 대한 대학 졸업반 학생들의 성토가 거세다.

오는 2013년 최저임금이 시급 4860원으로 결정됐지만 대한민국 ‘인턴사원’은 스펙 한줄 쌓기 위해 최저임금에 준하는 시급은 커녕 ‘무급’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대학 졸업반인 A(24) 씨는 인턴 계약시 받기로 했던 월급의 50%밖에 받지 못했지만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A씨가 인턴을 하는 회사에서는 ‘무급인턴’도 많은데 점심까지 제공하고 돈까지 주니 ‘감지덕지’하라는 분위기다.

한 금융업체 모 지점에서, 정규직 전환율 50% 조건아래 인턴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대학생 B (28)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회사 내 유일한 인턴사원인 B 씨는 모든 회사 잡무를 전담하고 있지만 직장 상사가 수시로 “중요한 일을 뭘 한다고…밥막 축내고 가지”라고 비아냥 거려 무시당하기 일쑤다.

B 씨는 “‘이 OO . 저 OO’ 라는 욕까지 들을 때는 인턴이 무슨 죄인가싶은 생각까지 든다”며 “하지만 말대꾸 잘못했다가 인턴 수료증도 못받고 쫓겨날까봐 참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명문대 졸업생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일부 회사에선 ‘커피ㆍ도시락’ 심부름을 시키기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인턴채용시 명문대나 해외대학 출신들은 기피하기도 한다.

한 금융회사 직원은 “인턴에 대해 큰 기대 걸지 않는것이 좋다. 회사 분위기 파악하는 수준이 대부분” 이라면서 “단순 업무를 거부하는 인턴이 있으면 회사 입장에서는 난감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인턴’을 수시로 채용하는 정부산하기관에서 일하는 ‘인턴’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C(24) 씨는 정직원 채용시 가산점이 있다는 말에 한 정부산하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했지만 막상 정직원 채용 공고 시 ‘가산점 규정’이 없어 약속된 혜택을 볼 수 없었다.

그는 “다른 정부산하기관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며 “인턴 프로그램이나 무급 명예직이라는 이름으로 아무 대가 없이 인턴인력을 채용해 단순 업무에 활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속상해 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저임금법 및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임금을 목적으로 해야 근로자로 분류가 된다”며 “채용공고에 무급인턴이라고 밝히고, 지원자가 응했다면 결과적으로 ‘무급인턴’은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자에해당하지 않아 법상 규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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