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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전도 좋지만…초중고 ‘찜통교실’ 에 짜증수업
30도 넘어도 선풍기만 돌려
지난 28일 오후 2시 서울 A 중학교 3학년 교실. 낮 기온이 최고 30도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계속됐지만 30여명의 학생은 고작 두 대의 선풍기에 의존하며 더위와 싸우고 있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정부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피크시간대(오후 2시~2시45분, 오후 3시~3시30분, 오후 4시~4시30분) 냉방 순차 가동 중지 지침 때문이다. 이 학교는 오후 2시부터 45분간 에어컨 가동을 중지했다. 기말고사 준비가 한창인 학생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며 수업을 들어야 했다. 3학년 담임교사 김모(31ㆍ여) 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수업 중에 조는 학생들도 늘어나는 것 같다. 적정 냉방온도를 지키라는 내용의 공문이 내려오고 있어 마음대로 에어컨을 켤 수 없다”고 말했다.

때이른 무더위로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학교 교실은 ‘더위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공공기관 실내 냉방 기준온도는 28도. 학교 내 교실과 도서관 열람실은 그보다 낮은 26도다. 하지만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해도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정부 방침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일선 학교로부터 적정 냉방온도 준수 여부 및 피크제 운영 상황 등을 보고 받는다. 전기세 부담도 있다. 전기세는 학교 운영비의 3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하지만 찜통 교실에서 정상수업이 이뤄질 수 없기에 학생과 학부모 반발이 거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정상 수업을 위해 교실 온도를 낮춰달라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국민신문고 및 온라인 접수도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총은 지난 8일 교과부, 기재부, 지경부 등에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전기요금 인상은 학교의 운영난으로 이어진다. 운영비 절반에 달하는 전기세 부담 때문에 날씨가 더워도 학교가 냉방시설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수진 기자>
/sjp1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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