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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원칼럼 - 임진모> 록페스티벌에 가자 !
지금은 ‘함께 노는 음악’ 시대
떼창·열정적 동작 일체감 최고
무대와 객석 하나 되는 매력
기성세대도 그 짜릿함 맛보길…


여름은 음악에게 큰 기회로 기능한다. 무엇보다 페스티벌, 특히 록페스티벌이 있기 때문이다. 굴지의 록페스티벌들이 해마다 열리는 공연강국 영국은 지난해에 총 670차례의 옥외 대형공연이 열렸다. 이 수치는 2003년에 비해 73%나 증가한 것이며 매출도 급등해 현재 14억달러에 육박한다고 한다. 미국도 지난 10년에 걸쳐 라이브 음악 매출이 2배 증가해 작년 총액은 무려 46억달러를 기록했다.

업계 종사자들은 이러한 증가세가 부분적으로 페스티벌 붐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 10년간 음반의 매출액이 최소 40% 이상 폭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금은 음악을 접하기 위해 음반을 듣는 게 아니라 공연장과 페스티벌 현장을 찾는다는 것이다.

영국의 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이미 2008년부터 영국의 뮤지션들은 음반보다 공연으로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미디어 애널리스트 닉 조지는 “이제 음악 팬들은 콘서트와 같은 실제적인 경험을 원하고 여기에 비용 지출을 집중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디지털 시대에 이러한 ‘직접적 체험’ 욕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티벌은 연주와 노래를 눈앞에서 확인하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는다. 특별한 준비 없이도 열기에 압도당해 관객들이 같이 흔들고 뛰노는 일체감이 즉각적으로 형성된다. 페스티벌은 해방구가 된다. MTV가 ‘듣는 음악’ 시대를 ‘보는 음악’ 시대로 이동시켰다면 록페스티벌은 ‘함께 노는 음악’ 시대로 옮기고 있다고 할까.

대한민국도 페스티벌의 주요 국가로 점프하고 있다. 7월 말에 열리는 ‘지산 록페스티벌’은 짧은 시간 안에 글로벌 유수의 글래스톤베리, 레딩, 후지, 서머소닉 등에 결코 뒤지지 않은 대형 페스티벌로 성장했다. 이 축제는 CNN에서 선정한 ‘세계적인 록페스티벌 50선’ 안에 이름을 올렸다.

출범 3년 만에 세계적인 록 축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것은 K-팝의 열풍 못지않은 우리 음악계의 괄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된다.

출연진도 세계 어떤 록페스티벌에 뒤지지 않을 만큼 화려해 올해는 유명 밴드 ‘라디오헤드’와 ‘스톤 로지스’ 등의 출연이 확정되며 티켓 구매 열풍이 불었다. 8월에 인천에서 열리는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에는 영국의 국민밴드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가 라인업에 들어 있다. 1999년 ‘트라이포트’라는 타이틀로 시작된 이 축제는 국내 록페스티벌의 시작점을 마련했다.

록페스티벌 현장에서 젊은 관객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장관이다. 일제히 곡을 따라 부르는 ‘떼창’에다 일치된 열정적 동작은 예상치 못했던 해외 밴드들의 놀라움을 부른다. 최근 유명 뮤지션들이 우리 페스티벌에 척척 등장하는 것은 객석의 피드백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팬들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부분이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가장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의 어른들은 가수들의 열창에 박수를 치는 정도의 소극적인 관람태도를 보인다. 어떤 가수는 이에 흥분해 도중 무대에서 나와 버린 적도 있다.

반면 문화예술세대라고 할 지금의 젊음은 공연에 적극 반응하면서 무대와 객석의 혼연일체를 만들어낸다. 어른들도 이제 젊음과 동참해 정화를 맛보는 게 어떨지. 여름 록페스티벌은 기성세대에게도 큰 기회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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