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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엘 시스테마’ 전통음악 교육은 필수”
기적의 오케스트라‘ 베네수엘라 시몬볼리바르 음악재단’멘데즈 대표 내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
음악교육 통해 변화 이끌어

프로젝트 예산 年 1억달러
비용 아닌 미래 위한 투자

조직적으로 도입 나선 한국
지도자 육성부터 출발해야


음악의 힘으로 작은 변화를 일궈낸 얘기들이 적지 않다. 정서적인 안정감과 조화로움이 마음을 움직이는 까닭이다. 최근 학교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왕따, 성적비관 자살 등 일련의 청소년 문제들에 이를 접목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본고장 베네수엘라 얘기만은 아니다. 베네수엘라에서 이런 혜택을 받는 청소년들은 35만명에 이른다. 소외계층의 음악교육을 통해 바람직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엘 시스테마는 현재 전 세계 20개국에 전파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엘 시스테마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부터 매년 5월 넷째 주에 진행되는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행사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베네수엘라 시몬볼리바르 음악재단’의 에두아르도 멘데즈(Eduardo Mendez) 대표이사는 지난 19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엘 시스테마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무엇보다 좋은 선생님을 육성하고 이에 맞는 사회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솔리스트들을 많이 배출한 한국의 뛰어난 음악 환경에 엘 시스테마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성격을 잘 조화시켜 엘 시스테마 전문가를 양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엘 시스테마를 잘 정착시키려면 한국의 전 도시에 파급될 수 있도록 여러 센터를 만들고 아이들의 참여 수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에두아르도 멘데즈(오른쪽) 대표이사와 라파엘 엘스터 엘 시스테마 음악교육 총감독.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베네수엘라는 정부 주도로 엘 시스테마를 진행하고 있다. 시몬볼리바르 음악재단은 대통령실 산하의 소속기관으로 전체 280개 뉴클리어(엘 시스테마 지역단위)의 운영을 담당한다. 오케스트라 활동비, 장학금, 악기구입비 등도 정부 자금으로 운영된다.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 전체 프로젝트 예산은 연 1억달러에 이른다.

멘데즈 대표는 “엘 시스테마도 한국의 실정에 맞게 변화시키고 소화시켜야 한다”며, “모차르트나 베토벤과 같은 음악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전통음악을 꼭 배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아이들이 음악을 배우고 소속감을 느끼는 동시에 애국심까지 고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통음악 전수가의 초빙교육도 필요하다.

그는 엘 시스테마의 실현을 위한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엘 시스테마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어떤 프로젝트보다 가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은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라는 유엔 인권선언을 인용하며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는 정치적 환경에 상관없이 37년간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정치가 자칫 포퓰리즘으로 변질돼 엘 시스테마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멘데즈 대표는 베네수엘라와 한국의 교류를 통해 양측의 교육방법론을 표준화하고 많은 도움을 주고받길 바란다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에 멘데즈 대표와 라파엘 엘스터(Rafael Elster)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 음악교육 총감독은 한국의 어린이 오케스트라를 4시간 동안 3번에 걸쳐 지도한다. 또한 포럼을 통해 한국 교육자들이 엘 시스테마의 교육방법론을 전수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엘 시스테마 :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주창한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오케스트라 시스템을 가리키는 말로, 정식 명칭은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FESNOJIVㆍFundacion del Estado para el Sistema Nacional de las Orquestas Juveniles e Infantiles de Venezuela)’였으나 현재는 ‘베네수엘라 시몬볼리바르 음악재단’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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