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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시민 “직접·비밀투표 파괴” … 당권 - 비당권파 정면충돌
“유령 당원명부 신뢰못해”
2001년 NL계 민노 입성때…위장전입등 과거 전력

“당 중앙선관위 은폐 의혹”
투표수 빼곤 두달째 미공개…온·오프 세부정보 공개요구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을 둘러싸고 통합진보당 내 계파 갈등이 정면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7일 비당권파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전면적인 반격에 나섰다.

비당권파의 대표주자인 유시민 공동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지금 통진당이 봉착한 위기는 외부의 공격에서 온 게 아니라 우리 당의 내부에서 발생한 일”이라면서 “이는 단순한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당 스스로 만들어낸 정통성의 위기라고 규정한다”고 지적했다.

▶당내 민주주의 파괴, “최소한의 원칙 지켜지지 않아”=유 대표는 이번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 가장 큰 원인으로 ‘당내 민주주의 파괴’를 꼽았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직접선거ㆍ비밀선거 등 최소한 민주주의의 기본 규칙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 공동대표는 “정치적 정통성의 위기가 당 내부에서 발생한 것은 당 스스로 민주주의의 기본 규칙을 지키지 않은 것에 기인한다”면서 “당원의 비밀ㆍ직접투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운영위 회의를 방해하고 회의장을 물리적으로 봉쇄한 일부 당원과 당직자의 모습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민주적 의결 절차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게 민주주의인데, 이러한 회의 자체를 물리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면서 당권파 측을 거세게 비판했다.
7일 국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대표단회의는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건널 수 없는 갈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정희 대표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했고, 유시민 공동대표는 통진당 스스로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반격했다. 이 대표를 사이에 두고 유 대표가 심상정 공동대표와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유령’ 당원명부, “신뢰 못해”=당권파가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해왔던 당원명부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불신을 표시했다.

유 대표는 이번 부정의 또다른 원인으로 꼽히는 ‘당원명부’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도대체 유령단체와 일을 하고 있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이번 비례대표후보 경선에서 모든 문제의 핵심 중심부는 우리 당의 당원명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데 있다”면서 “당원명부에 대한 신뢰성 없을 때, 당원 명부를 토대로 한 어떤 당원 투표도 정치적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번 부정 의혹은 2001년 당시 민주노동당 용산지구당 위원장 선출 때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NL(민족해방) 계열 최대 조직인 전국연합이 민노당에 입성하기 위해 타 지역 NL계 인사를 대거 위장전입시키면서 ‘용산사태’를 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당원민주주의의 실현도 불가하다. 즉각적으로 당원 명부를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권파가 유 대표의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당 중앙선관위, “은폐 의혹”=마지막으로 그는 비례대표 경선을 관리한 당 중앙선관위에 대해서도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유 공동대표는 “당 중앙선관위는 3월 발표 후보자 득표 수 외에는 이 선거와 관련해 어떤 세부 정보도 당원과 국민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후보별 총 투표수를 뒷받침하는 세부 투표 내용이 두 달 가까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당원과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모든 정보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이라면서 오프라인 현장 투표소의 현장 투표 득표수, 온라인 선거 세부 투표 결과, 무효화한 7개 투표소의 투표 내역 등도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통진당은 12일 당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헌ㆍ당규를 개정하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수습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비당권파는 이날 절차를 밟아 전국 운영위원회 안을 의결해 나가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당권파가 강하게 버티고 있어 또다시 정면 충돌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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