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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에 ‘하정웅路’ 생긴다..그런데 하정웅이 누구?
광주광역시에 하정웅 명예도로가 생긴다. 광주시는 오는 30일 오후 2시반, 재일교포 사업가 하정웅 선생의 공적을 기려 그의 이름을 딴 ‘하정웅로’ 명명식을 광주시 중외공원 내 비엔날레 광장에서 갖는다.

광주 출신의 하정웅(73) 선생은 광주시립미술관에 수차에 걸쳐 미술품을 기증하고 지역 청년작가 등을 후원해온 재일교포 사업가이자 미술품 컬렉터이다. 그는 총 4회에 걸쳐 2222점에 달하는 미술품을 미술관에 기증했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수백억원(추정)을 훌쩍 넘는 규모다. 그중에는 고가의 작품과 미술사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희귀한 작품도 적지 않다. 특히 이우환의 작품 ’선으로부터’, ’점으로부터’<사진1><사진2> 시리즈는 점당 수십억, 수억원을 호가하는 귀한 그림이다. 그는 또 광주광역시 시각장애인 복지관 건립의 초석도 다졌다. 


이번에 지정된 ‘하정웅로’는 광주시 중외공원 정문부터 광주비엔날레관 정문까지 총 1km 구간이다. 공원 내부의 도로 도로명 주소법에 따른 도로는 아니며 명예도로다.

광주시는 하정웅 선생이 그간 시립미술관에의 작품기증과 광주비엔날레 홍보 등을 통해 광주지역 문화예술발전에 힘써온 것을 고려해 중외공원 내 도로에 그의 이름을 붙이기로 결정했다.


그는 지난 1993년부터 최근까지 4차례에 걸쳐 총 2222점의 미술작품을 광주시에 무상으로 기증했다. 이와함께 지역 청년작가 초대전, 하정웅컬렉션 특별전 등 예술 메세나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하정웅 선생이 그림을 수집하기 시작한 것은 도쿄올림픽이 열리기 일년 전인 1963년, 일본에서 컬러 TV가 생산되면서부터다. 그는 전기제품 대리점을 차리면서 많은 돈을 벌었고, 이를 주변의 가난한 동포화가들의 그림을 사들이는데 쓰기 시작했다.

재일동포 권익 증진운동에 참여하며 민족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는 그는 “일본이 한국을 식민 지배하던 시절 강제징용된 조선인을 보며 많은 걸 느꼈다. 그것은 내 삶의 역사요, 잊어버릴 수도 잊어서도 안 되는 일들이었다. 재일교포 2세로서, 또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이런 아픈 역사와 민족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어 일본서 활약하는 동포작가들의 그림을 한점, 두점씩 모으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 자신 그림도 그리는 하 선생은 “굴곡진 역사를 견디며 아름답고 귀한 예술혼을 피운 동시대 화가들의 작품을 조국에 기증하는 것으로, 어린시절부터 마음에 품었던 화가의 꿈을 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정웅 선생이 기증한 작품 중에는 전화황, 곽인식, 이우환, 곽덕준 등 재일(在日)작가 작품 1020여점, 일본작가 작품 400여점, 한국 대표작가들의 작품 720여점 등이다. 또 피카소, 샤갈, 달리, 미로, 앤디 워홀 등 해외 유명작가 작품 80여점도 기증해 광주시립미술관이 양적, 질적인 면에서 소장품의 수준을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세계적인 스타작가로 부상한 이우환의 작품 14점을 포함 70여점의 미술작품을 추가로 기증할 의사가 있음을 지난달 말 광주시에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사단법인 한국미협 광주시지회(회장 정순이)에도 발전기금 500만원을 기부하는 등 그의 고향 사랑은 남다르다.

또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하정웅 선생의 애정도 각별하다. 광주비엔날레 창설 당시 조직위원회 해외명예위원(1995), 전시기획위원(1999), 명예홍보대사(2000)를 역임하며 사비를 들여 일본 주요언론사 기자와 유명 큐레이터를 초청하기도 했다. 또 일본 내 주요기관과 인사들에게 비엔날레 홍보물을 배포하는 등 열성적으로 지원한바 있다. 


특기할만한 점은 하정웅 선생이 광주시 외에도 대전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영암군, 조선대학교 미술관 등에도 미술작품 7000여점을 기증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국립고궁박물관에 이방자(영친왕비)여사의 유물 600여점을 기증하는 등 기업과 기관이 아닌 개인으로서는 전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작품을 기증한 사례로 꼽힌다.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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