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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구가 된 그림…그림이 된 가구
통의동 진화랑 박현수展
이런 전시는 매우 색다르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진화랑(대표 유재웅)에서 개막된 박현수(Hyun-Su Park)전은 난해한 추상미술을 친근한 생활공간에 내걸었다. 그래서 그림들이 별로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화랑 측은 전시장에 다양한 가구를 배치해 거실, 침실, 서재로 꾸민 다음 박현수의 강렬한 추상회화를 내걸었다. 전시 타이틀은 ‘Classy lifestyle with Artwork of Park Hyun Su’이다.

편안하고 친숙한 생활공간에 걸린 추상미술은 그 공간과 잘 어우러지며 부담없이 다가온다. 이번 전시는 박현수의 회화 작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세계가 무한히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예술과 삶의 행복한 결합을 드러내고 있다.

박현수는 캔버스에 물감을 여러 겹 흩뿌린 뒤, 물감이 채 마르기 전에 고무칼로 부분부분 긁어낸다. 그러면 한글자모 같기도 하고 알파벳 같기도 한 작은 형상들이 나타난다. 결국 평면 회화이지만 착시를 일으키는 삼차원적 눈속임으로, 입체적 효과를 유도하고 있다. 

박현수 작가의 추상회화를 거실처럼 꾸민 전시장에 내걸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도 제안하고 있다.

박현수의 작업은 사물에 빛을 투과해 일정 거리에서 이를 관찰하면 모두 원의 형태로 보인다는 과학적 근거에 뿌리를 둔다. 그래서 대부분의 그림에 원 또는 반원이 등장한다.

그의 원은 우주의 산물을 통틀어 은유적으로 집약한 것이다. 작가는 또 큰 우주이건 아주 작은 미물이건 우주의 에너지가 집적돼 있다는 논리 아래 커다란 우주와 작은 형상을 대비시키고 있다.

카메라로 줌인을 하듯 거시적인 시야(Mecro)와 미시적인 시각(Micro)을 오가는 박현수의 작업은 역동적인 리듬감을 표출한다.

전시를 기획한 신민 진화랑 기획실장은 “추상미술을 어렵게 느끼는 이들이 많아 그림만 죽 내걸지 않고, 변화를 시도했다”며 “작가의 작품이 더 돋보이도록 가구 선택과 배치, 벽면 컬러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콘셉트형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는 27일까지. (02)738-7570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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