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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 - 박철규> “위기관리, 기본으로 돌아가자”
경영진 성공집착 때문에
외부감사제도 유명무실
中企 회계투명성 강화 등
경영 근본 다시 일깨울 것


중소기업계의 양극화가 심상찮다. 도처에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이들뿐이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정체된 반면, 2008년 금융위기 때 크게 늘었던 대출 만기가 속속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는 유럽 재정위기로 이어져 그리스를 시발로 남유럽을 휘돌아 이제 스페인에 입성했다.

이런 이유로 국제 소비가 줄어 수출이 부진해진 가운데 매출 유지를 위해 손익분기점 언저리에서 수출단가가 결정돼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다. 기업 활동에서 위기의 근원은 위와 같이 외부 경영환경의 변화로부터 오는 경우도 있지만, 내부의 부정ㆍ부실경영에 기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돌아보면, 미국에서 시작된 이 위기도 모기지채권 신용등급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감지하고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금융감독기구, 신용평가기관, 외부회계감사기관과 내부감사기구 등 다양한 제도와 사회적 자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환경과 그릇된 관행에 놓여 있는 탓이다. 물론 그 바탕에는 인간의 탐욕이 가장 크게 도사리고 있다.

지속가능 경영을 지향하는 기업도 생물이나 사람과 같이 안팎의 위험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기능, 잘못된 결정을 제어하는 다양한 장치를 두고 있다. 사외이사, 감사, 감사위원회를 필두로 준법감시인제도, 최근의 준법지원인까지 내부통제장치를 두고 있지만 위기관리가 잘 되진 않는다.

왜 그럴까. 외부감사제도를 버젓이 두고 있는데도 어째서 부패와 회계부정은 반복될까. 경영진이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단기적 성공에 집착하는 데서 비극은 싹튼다.

경영진의 무리한 시도를 견제할 수 없을 때 의사결정의 왜곡은 분식으로 이어지고 파국으로 연결되게 돼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던 기업이 오히려 단명한 사례를 수없이 봐왔다. 그러나 우리는 거기서 배우지 못하고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다. 안타깝다.

우리 중소기업들도 의사결정구조를 균형 있게 만들고 회계 투명성을 더 높이는 한편, 수주와 발주 과정에서 윤리를 지키는 것이 지속가능한 경영의 근본이라는 점을 다시 깨우치려 한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는 2008년 180개국 중 40위, 2009년 39위, 2010년 39위, 2011년 43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훨씬 못 미친다. 낮은 청렴도는 국가경쟁력 저하의 주 요인이다. 계층간 소통과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정책의 신뢰도를 손상시키는 등 그 폐해가 심각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매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전담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이런 노력에 동참하고자 한다. 지난해 ‘유엔(UN) 글로벌 콤팩트’에 가입하고 다른 기관에 앞서 청렴도 평가를 실시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는 중소기업 지원과정에서 기업으로부터 금품ㆍ향응을 수수하지 않는 소극적 청렴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업무처리절차를 더 투명하게 할 계획이다. 기업 지원과정을 홈페이지와 SNS로 공개하며, 지원 탈락에 불복하는 중소기업의 재심청구 절차를 단순화하는 등 편의성과 공정성을 배가할 방침이다. 이런 윤리경영의 경험과 노하우의 중소기업 전파도 게을리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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