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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없이 살찌는 당신, 혹시 갑상선질환?
가정주부 김미란(38) 씨는 얼마 전부터 피곤하면 목이 자주 붓곤 했다. 감기나 인후염인 줄 알고 약을 먹어봤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 가만히 안정을 취하고 있어도 맥박이 빠르게 뛰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초조 불안감이 커졌다. 식욕도 늘어나서 식사량이 늘었지만 체중에는 변화가 없었다. 병원을 찾은 김 씨는 ‘갑상선기능항진증(hyperthyroidism)’ 진단을 받았다.

대학생 이진숙(21) 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크게 줄였지만 체중이 늘었다. 또 다리와 얼굴도 자주 붓거나 목소리가 쉬곤 했다. 일상생활도 항상 피곤하고 기분이 우울한 날도 많았다. 생리 주기가 변하고 월경 과다를 보이기도 했다. 이 씨는 병원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hypothyroidism)’ 진단을 받았다.

갑상선은 우리 몸의 체온 유지 및 성장과 혈압 조절 등 각종 체내 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갑상선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호르몬이 크게 늘거나 줄면서 건강을 크게 악화시키게 된다. 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변비, 안구돌출, 시력저하 불임 등 각종 질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갑상선질환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갑상선 환자의 건강 상식을 알아봤다.

▶갑상선 질환=갑상선은 목 전면 중앙부위, 소위 아담의 사과라고 불리는 목이 튀어나온 부위 아래에 나비 모양을 하고 있는 일종의 내분비장기다. 평소에는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하며 이 호르몬은 인체의 대사 과정을 촉진해 체온을 유지시키거나 태아와 신생아의 뇌, 뼈의 성장발달에 도움을 주는 등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물질이다.

갑상선질환은 혈액 내에 이 갑상선 호르몬의 양이 크게 줄거나 늘어나면 발생한다. 호르몬이 늘면 갑상선기능항진증, 줄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갑상선기능항진증은 신진대사가 불필요하게 높아지면서 각 기관에 장애가 발생한다. 갑상선에 종양(갑상선선종)이 생기는 ‘다결절성 갑상선종’과 ‘갑상선자극호르몬 생산종양’이 원인인 경우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그레이브스병이란 정상인에게서는 없는 비정상적인 면역물질 즉 ‘자가면역항체’가 갑상선세포를 자극하여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것이다.

눈이 잘 충혈되고 눈물이 잘 나거나 햇볕에 노출되면 눈이 부시거나 아프고 심한 경우 안구돌출,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 현상도 보인다. 남성은 여성형 유방이나 발기부전, 소아는 정서적인 불안이나 행동장애 학업성적 부진 등으로 이어진다.

연세의대 일반외과학교실 박정수 교수는 “10만명당 약 80명꼴로 남자보다 여자에서 5~10배가 더 많이 발병한다”며 “특히 20~30대의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환자 중에는 갑상선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스트레스 등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반대로 호르몬 양이 크게 줄면 발생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만성 갑상선염(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주된 원인이다. 30~50대 연령,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15~20배 이상 많이 발생한다.

체내의 물질대사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기력이 없고 피부의 신진대사 감소와 피부혈관 수축으로 추위에 민감하게 된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연 교수는 “호르몬 분비 부족으로 인하여 전신의 대사과정이 느려지고 추위를 많이 타며 손과 발 및 신체가 차가운 느낌에 소화불량 변비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항진증과는 증세가 대조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갑상선 질환, 자가진단 피해야=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송영기 교수는 “갑상선 질환은 자각증상이 쉽지 않아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요즈음은 가까운 병원에서도 피검사를 통해 갑상선 질환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갑상선 질환은 자가진단에 의한 음식물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요오드 성분이 많은 해조류가 갑상선 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주의해야 한다. 한국인의 경우 해조류를 통해 요오드를 섭취하지 않아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양의 5배 이상의 요오드를 천일염이 많이 들어간 젓갈, 장아찌, 김치 된장 등을 통해 섭취하고 있다. 자칫 갑상선염이 있는 경우 기능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또 갑상선 질환자는 요오드성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사포닌’ 성분이 많은 콩 종류의 음식(두부ㆍ된장국)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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