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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코스닥이여 일어나라!
코스닥 시총 100조 시대

국민경제적 역할도 커져

일부 조작연루에 ‘씁쓸’

아픔 딛고 다시 일어서야


코스닥협회에 부임한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코스닥 시장과 인연을 맺은 것은 코스닥 붐의 절정기인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융감독원 재직 시절 코스닥 시장 불공정거래 조사 전담팀을 맡으면서다. 12년 전부터 시작된 코스닥과의 인연이 금융감독원 조사국장과 코스닥협회 부회장으로 이어졌으니, 인연도 보통 인연이 아닌 것 같다.

이제 코스닥 기업 수는 1000개를 넘고 시가총액도 100조원을 넘었다. 12년 전보다는 양적ㆍ질적인 변화가 많았다. 그동안 코스닥 기업들은 산업구조 변화를 주도하면서 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고, 국내 산업의 주역인 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소재부품을 생산하면서 국가 기간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또 IT, BT, NT 등 지식기반 중심의 하이테크 산업으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최근에는 바이오 및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성장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코스닥 기업의 국민경제적 역할도 매년 커지고 있다. 코스닥 기업들의 연간 매출액은 국내총생산(GDP)의 8~9%에 해당하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그리고 연간 수출액도 2010년 기준 약 33조원으로 국내 총수출의 6.7%에 해당한다. 최근 청년실업 등 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기업의 고용창출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0년 말 기준으로 고용규모가 약 22만명이니 가족을 포함한 코스닥 식구는 100만명에 달할 것이다. 올해도 정부 시책에 부응하여 코스닥 기업의 일자리 창출 10% 달성을 위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아직도 일부 한계기업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하여 성장성 있는 대다수 기업들까지도 코스닥이라는 이유만으로 할인(discount)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특히 최근 들어 대주주의 횡령ㆍ배임, 주가조작 연루, 정치테마주의 비상식적인 급등락 등으로 코스닥 시장 전체가 함께 매도되고 신뢰를 잃을까 우려스럽다.

경제전문가들 대다수가 올해 국내외 경제상황을 어렵게 보고 있다. 거기서 그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예측일 것이다. 어두운 데서 밝음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틈새를 통해 가느다랗지만 강렬한 빛을 볼 수 있어야 혜안(慧眼)이 아닐까. 가냘픈 새싹에서 나무의 푸르름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코스닥은 원래 빛이 아니었다. 없는 것에서 눈물과 아픔으로 시작한 것이다. 코스닥 대표이사들은 알아주는 이가 없어도 수없이 많은 밤을 지새우며, 집도 애들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다. 이제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되면 그 기술은 올드 패션이 되고 금방 경쟁이 심화돼 그 시장은 레드오션이 된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달리고 또 달리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코도 흘리고 개구쟁이 짓도 하고 속도 썩이고 넘어지기도 하고 실연의 아픔을 경험하고 나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닌가. 어리다고, 속을 좀 썩인다고 해서 집에서 쫓아 낼 것인가. 그렇다면 그 속에 품고 있는 빛의 그림자를 보지 못한 것이며, 두꺼운 얼음 속에서 흐르는 봄이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다. 코스닥이여 일어나라! 이 시대를 향한 소명(召命)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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