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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 사망>‘절대군주’ 김정일, 37년 철권통치 막내려
17일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974년 권력 전면에 등장한 이후 37년간 봉건시대를 능가하는 절대 군주로 군림했다.

1941년 김일성의 아들로 태어난 김정일은 불우한 어린시절과 치열한 내부 권력투쟁을 이겨내고 1974년 후계자 내정, 이후 1980년 공식 후계자, 1998년 국방위원장 재추대의 후계구도를 밟으면서 북한을 1인 지배해왔다.

▶ 최고통치자의 아들= 김정일은 1941년(북 공식발표는 1942년) 량강도 백두산의 항일빨치산 밀영에서 김일성과 김정숙의 장남으로 출생했다. 북한은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내정된 1974년부터 주민들에게 그의 출생연도를 1941년으로 홍보하다가 후계자로 공식 추대된 2년 뒤인 1982년 김일성의 70회 생일 때부터 1942년으로 선전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규정하고 특히 매 5주년, 10주년 등 이른바 ‘꺾어지는 해’에 대규모 경축행사를 여는데 두 지도자의 꺾어지는 해를 맞추려고 김 위원장의 출생 연도를 김일성의 12년에 맞춰 42년으로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출생지 왜곡은 우상화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1980년 김정일이 공식 후계자로 지명되기 이전에는 그의 출생지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정일의 출생시점에 김일성이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항일투쟁을 했다는 경력은 주민들 사이에서 혁명역사를 통해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출생지도 러시아 지역으로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1980년 이후 김정일의 출생지를 백두산이라고 선전하며 정일봉과‘백두산 밀영’이라는 고향집을 만드는 등 대대적인 성역화 작업에 나섰다.

사실 김 위원장의 아명도 러시아식으로 ‘유라’로 불렸으며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아명을 사용했고 그 후에도 친지들에게 사진이나 편지, 기념품을 선물하면서 아명을 자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모 김성애의 손에서 성장한 유년시절은 ‘모성 결핍’을 낳았고 계모와 이복형제에 대한 반감에 이어 후계자를 둘러싸고 계모 및 이복형제와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이는 냉혹한 성격의 소유자로 만들었다.

▶ 10년 투쟁 끝 권력 장악 = 김 위원장은 당 조직지도부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이후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될때까지 10년의 시간은 권력승계를 위한 경험축적과 자질향상, 김일성의 인증 확보를위한 중요한 시기였다.

그는 조직지도부 지도원에 이어 1967년부터 선전선동부 과장, 부부장을 지내면서 김일성의 장남이라는 유리한 신분을 이용해 김일성의 정책에 불만을 느끼거나 권위에 도전하는 인물들과 그들의 활동을 적발해 김일성에게 보고하고 숙청하는데 앞장섰다.

후계자 내정을 앞둔 1972년 12월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제5기 1차회의에서 주석제를 핵심으로 하는 헌법 개정과 국가기구 개편을 단행, 김일성이 주석으로서 국정에 전념하도록 하는 대신 김정일은 조직 및 선전비서로서 당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는 후계자 내정 직후인 1974년 2월19일 ‘온 사회를 김일성주의화하기 위한 당사상사업의 당면한 몇 가지 문제에 대하여’라는 연설을 통해 주체사상을 김일성주의로 정식화한데 이어 4월14일에는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을 발표해 김일성과 자신의 독재시스템 구축과 우상화를 선언했다.

▶ 고난의 통치 =1994년 7월8일 김일성이 사망하면서 본격적인 김정일 시대가 열렸지만 북한의 모든 상황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북한 스스로 ‘고난의 행군’이라고 명명한 이 시기에 국가경제와 식량배급제는 완전히 붕괴해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하면서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통제기능은 마비되는 등 사실상 무정부 상태와 같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김일성에 대한 3년상을 빌미로 ‘유훈통치’ 기간을 설정하고 얼굴 없는 통치를 이어갔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표어로 당시 상황에 대한 책임을 김일성과 나눠 가지려고 했다.

그리고 김일성 3주기를 마친 뒤 1997년 9월 추대 형식으로 당 총비서에 올랐으며 이듬해 10월 제10기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최고 권력기관으로 자리매김한 국방위원회의 수장으로 재추대되면서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가 됐다.

이를 통해 김정일 시대가 공식 출범했다.

김정일 시대의 출범과 더불어 군부통치는 ‘선군정치’로 명명됐고 김정일 시대의 강력한 통치구호로 자리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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