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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기는 다 재밌죠…감독님도 저더러 알아서 하래요”
지상파 3사 넘나들며 큐피드로 맹활약 ‘띵똥’ 양한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연애담에는 사랑의 징검다리를 놓는 감초가 등장해야 제 맛이다. 이 감초가 어린아이라면 감상자의 시선은 확장하고 상상력이 더해져 재미는 배가된다. 올해 TV를 통해 사랑의 전령사로서 최고의 활약을 한 ‘띵똥’ 양한열(8) 군. 지상파 3사를 종횡무진하며 단역만으로도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양한열은 고모 구애정이 울자 독고진이 선물했던 운동화를 주워오고(MBC ‘최고의 사랑’), 이모 서연의 결혼 선언을 엄마에게 득달같이 알리는가 하면(SBS ‘천일의 약속’), 엄마의 부재를 아빠에게 확인시켜 주고(KBS ‘아내가 사라졌다’), 지석이 동료 선생 박하선을 짝사랑하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등 전령사로서의 소임을 다 해냈다.

지난 8일 헤럴드경제 사옥 인근 카페에서 마주한 한열은 순진무구한 표정과 통통한 볼살 등이 큐피드 역에 ‘딱’이다. 최근 JYJ의 ‘인 헤븐(In Heaven)’ 뮤직비디오에서 천사로 출연한 것도 이런 순수한 이미지 덕이다.

▶“촬영할 때 만날 먹어야 해서 살이 안 빠져요”=한열은 소아비만이 우려돼 최근 케이블 채널의 비만 탈출 프로그램에도 참가했었다. “9㎏ 뺐었는데 다시 11㎏ 쪘어요. 촬영장에 가면 먹는 연기가 많아요. 빵 먹고, 고기 먹고, 오늘도 중국음식 먹고….”(이날은 ‘천일의 약속’ 서연(수애 분)의 생일을 맞아 온 가족이 중식당에서 저녁을 함께하는 장면을 녹화하는 날이었다)

▶“그냥 뭐 다 재밌고 그러죠. 신 나고”=이날 촬영은 밤 10시부터 시작해 밤샘을 각오해야 했다. 힘들 법도 한데 아직은 재미가 크다. “다 재밌고, 신 나고, 감동 주고 사랑도 받고, 인기도 많고 좋은 옷도 사주고…” 등 연기하면 좋은 점이 거침없이 나온다. “대사 외우는 거도 전혀 안 힘들어요. 다른 사람 것도 전부 다 외워요”라고 자랑도 보탠다. 한열의 연기는 자연스러워 실제인지, 연기인지 헷갈릴 정도다. 다리를 흔들거리며 TV를 보거나, 심드렁한 말투 등은 알고 보니 평소 모습 그대로였다. 감독도 따로 지시하는 법 없이 “네 마음대로 해라”라고 한단다.

올해 ‘최고의 해’를 보낸 아역 배우 양한열(8) 군은 천진난만한 모습이 그대로 밴 어린이다운 연기로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전 마음이 대인배예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뭘 받고 싶냐는 질문에 각종 총 이름을 줄줄이 외고, 학교생활 얘기에는 산만하고 엉뚱한 게 영락없는 초등학교 2학년생이다. 학교에서 인기가 많냐고 묻자, “네!” 했다가 “~가 아니에요”라고 금세 풀이 죽는다. “ ‘최고의 사랑’을 할 때는 5~6학년 누나들이 다 몰려들어서 사인해주고 교장선생님이 접근 금지시키고 그랬는데, 이젠 인기가 ‘뚝!’ 떨어졌어요.” 네 살 아래 여동생에 대해선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제가 자꾸 봐주니까, 저를 되게 약하게 보는 거예요. 걔 마음은 이런 거죠. ‘네가 무슨 오빠냐? 날 때리면 너만 손해야. 너만 혼나는 걸’ 숫제 이러는 거 같아요. 전 마음이 대인배예요. 우리 동생 소갈딱지는 개미 똥구멍만큼도 없어요.”

▶“그냥 뭐 감정 잡고 울었어요”=한열은 촬영장에서 부산스럽게 굴다가도 ‘슛’ 사인이 들어가면 바로 열중하는 프로 연기자다. 얼마 전 ‘천일의 약속’ 녹화장에선 “이모 죽냐?”는 대사와 함께 눈물 연기를 한 번에 끝내 모든 스태프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우리 아빠(안성세계정구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양동훈 선수)가 전쟁터에 나가서 폭탄 던져서 탱크 터뜨리고 하다가, 다른 애들 아빠는 다 돌아왔는데, 우리 아빠만 죽고…. 그 생각했어요. 그러면 얼마나 슬퍼요.”


▶“수상 소감 다 짜놨어요”=한열은 ‘애정만만세’의 김유빈과 함께 후보에 올라 있는 연말 ‘MBC 연기대상 아역상’ 수상 기대감에 잔뜩 들떠 있었다. “ (손으로 위치를 표시하며) 후보면 이 정도고, 타면 이 정도. 두 칸만 올라가면 ‘대박’ 나는 거예요. 우리 반에서 톱스타되고, 팬들이 몰려오고, 여자들이 ‘꺅~’ 소리지르고….” 수상 소감까지 다 짜놨단다. “한 번 해볼게요” 하더니 “ ‘최고의 사랑’이 대박 나 이렇게 아역상을 받아서 정말 기분이 최고고요. 특히 박홍균 감독님과 이동윤 감독님 정말 감사드리고요. 저의 연기를 지도해주신 우리 정준하 아빠와 차승원 아저씨, 공효진 고모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제가 아역상을 타서 정말 기분 좋고요. 이제 저도 클 때가 됐죠. 아역상 받을 만은 하죠.(웃음) 날밤 새서 대본 짜주신 홍자매 작가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꾸벅)

어린 연기자로서 고충도 만만치 않다. 달랑 5분 나오는 장면을 찍기 위해 5시간을 기다려 새벽 5시에 끝나는 일도 있다. 새벽에 촬영이 끝나면 다음날 학교는 포기다. 등교를 하는 날도 일주일에 고작 두세 차례다. 학교 측의 ‘특별대우’에 동급생과 형, 누나의 시샘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인터넷의 안티글도 신경 쓰인다. 그래도 “황금빛 스타가 될 거예요. 우리나라 최고, 세계 최고 배우가 될 거예요”라고 달떠 말하는 한열의 꿈은 정말 찬란하기만 하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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